이 소설은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개인들의 힘을 그려내었다.
아카마쓰 사장은 희생당한 가족에게 연민을 품고 자신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는 전형적인 영웅적 주인공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아카마쓰와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누군가는 회사를 위해 움직인다. 하지만 그러한 개인들의 아주 작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의지가 모여 대기업과 맞설 수 있는 힘이 된다.
나는 정의를 가장 귀중한 가치로 생각하지만, 모두가 정의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죄책감 때문이든, 과시하고 싶다는 욕심에 의해서든, 또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든 옳은 일에 조금의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동인이야 뭐든 그 행위 자체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걸 확인하게 해 준 책을 만난 것 같아 반가웠다.
현 사회에서 대기업은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성 같다. 자본이 가장 큰 가치인 사회에서 가장 큰 자본을 가진 조직은 무너져도 무너질 것 같지 않다. 하지만 한 사람이 그 문을 밀기 시작하고, 그 다음에는 열 사람이, 백 사람이, 수많은 사람이 맞서기 시작하면 성에는 균열이 시작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무너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직의 이름 아래 가려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