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 재밌고 힐링이 가득한 여행지
이종원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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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행을 미룰 순 없다!

집콕에 지친 여행자들을 위한 안전한 여행 가이드북



5인 이상 모임 금지, 밀집장소 방문 자제. 해외여행은 기약 없는 금기 사항이 되었고 국내 관광지를 찾는 것조차 뭇매를 맞을 만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기약 없이 몇 년간 은거 생활만 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등장했다. '코로나 시대에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가이드북.'

저자 이종원은 한국여행작가협회 전 회장으로 수많은 공모전 수상경력과 5권의 저서, 30여 권의 공저를 낸 노련한 여행작가이다. 그런 저자가 대한민국 국토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이 시국에 가볼 만한 여행지를 엄선하였다.

코로나 시대에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소개되는 여행지 대부분이 성벽, 절리 등 야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푸르고 널따란 들판과 웅장한 산등성이가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절로 책장 너머로도 절로 숨을 죽이게 된다. 웅장한 자연의 사진에 덧붙여, 이곳의 어떤 점이 훌륭하며 언제 가면 좋은지, 어떠한 점이 볼거리인지 상세하고 전문적인 저자의 설명이 곁들여 있다.

본 도서는 감성/힐링 여행에세이라기보다는 실용서적에 가깝다고 느꼈다. 각 여행지에 얽힌 한국사와 생기게 된 원인 등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적혀 있으며 최근 어느 방송의 배경으로 등장했는지까지 소개하고 있다. 역사는 물론이고 최신 트렌드에도 정통한 저자의 지식에 몇 번이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안전한 여행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차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차박의 장단점부터 시작해 차박하기 좋은 장소, 응용법까지 아주 상세한 설명에 혀를 내둘렀다)

단순히 전통마을이나 위인 생가만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는 요즘, 저자는 유명한 해외여행지와 비슷한 장소를 국내에서 찾아내어 본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몰디브 대신으로 우도 산호사해수욕장을,일본의 아이노시마 고양의 섬 대신으로 쑥섬 고양이 섬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한 여행지와 인생샷 장소, 색다른 여행지, 해외여행 대체 여행지 등은 깔끔하게 표로 정리되어 책 맨 뒤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여행 사랑과 여행에 대한 열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여행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관심 갖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런 방대하고 세세한 정보를 축적할 수 있었겠는가. 산이나 고성은 지루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하고, 우리나라의 자연과 문화재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움직이는 것도 운동도 워낙 싫어해서 산행이라면 손사레부터 쳤는데, 숲 속 둘레길을 찍은 사진을 보고 그 한복판에서 풀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고 싶었다.

책을 읽고 가고 싶은 곳이 생겼다. 진도 남단 회동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보이는 바다는 썰물 때가 되면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물이 쭉 갈라진다고 한다. 그 광경을 꼭 보고 싶었다. 책에서 '이상 기온 탓에 바닷물 수위가 높아 바다는 예전처럼 뚜렷하게 갈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얼른 달려가고 싶다.



상상출판에서 편집한 책을 좋아한다. 본 책은 내용과 내지 편집 면에서 3040 독자들을 겨냥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앞표지와 뒷표지는 정말 트렌디했다. 진한 노랑과 파랑으로 시선을 끌고 글꼴에서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용한 문구도 이 책의 장점과 시선을 끌 만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지 역시 잡지처럼 매끈한 종이를 사용한 대신 페이지 쪽번호의 글꼴에 변화를 주어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을 덜어내었다. 편집자분께 수고하셨다는 박수를 보낸다.


당장 코로나를 끝장내지 못할 바에야 이 전염병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행작가의 소명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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