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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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지만 너무도 소중한 '나'에 대한 이야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에세이



나 빼고 다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다들 뒤쳐지지 않고 자기 스펙 착실히 쌓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초라한 사람일까. 이 책은 그런 독자에게 작가가 건네는 고요한 자신의 이야기이다.

작가 삼각커피는 취업 실패의 고배를 마신 뒤,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자영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내 눈에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자기 이름으로 된 책도 있고, 작품을 찾아 주는 사람도 있는 거잖아. 거기다 자영업도 하고 있다니 정말 성실한 사람 아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잖아?'

저자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자소서나 인터뷰 같은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솔직한 자신만의 이야기였다.



책표지를 처음 봤을 때 그림 곁들인 요즘 흔한 힐링 에세이겠구나, 생각했다. 소확행과 '너는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라고.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의 삶과 마음과 생각에 관한 이야기이다. 초록머리에 동그란 얼굴을 한 우리 주인공은, 돈에 쪼들려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사람이고, 비싼 뷔페보다 990원짜리 삼림 꿀호떡이 더 익숙한 사람이고, 종일 뒹굴뒹굴 누워 핸드폰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고, 너무도 외로워 실수도 많이 했던 사람이다. 그래도 살아 있기에 삶을 알차게 가꾸려 노력하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이었다.


정말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은 이야기. 나도 그렇게 산다. 천원짜리 간식과 천오백원짜리 간식 사이에서 통장 잔고 되뇌면서 갈등하고, 할 일이 책상에 쌓여 있는데 이불을 몸에 감고 게임 앱을 켠다. 이런 평범한 이야기에 나는 공감했고, 우습게도 거기서 위로받았다.

평범했기에 오히려 평범하지 않았다. 작가 자신의 삶과 생각을 이렇게까지 가감 없이 고스란히 보여준 책은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 삶은 하나도 특별할 것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쁘지도 않았다. 내가 죽으면 이 삶에 뭐가 남을까, 생각했는데 내가 보고 듣고 경험하고 생각한 모든 것, 내 삶 전체가 고스란히 남았다.

물론 큰 목표가 있으면 좋겠지. 그걸 위해 힘차게 노력하는 게 좋겠지. 그걸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하지만 그게 힘에 부친다면, 내게 주어진 과제조차 벅차다면, 그런 모습마저 내 모습이라고 긍정하고 싶어졌다. 그것마저 소중한 내 모습이라고, 비슷할지 몰라도 똑같은 이야기는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배웠다.



각자의 마음엔 사랑하고 싶은 마음, 즐겁고 싶은 마음, 위로받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걸 알기에. 나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상처 주지 말자고, 눈을 맞추며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웃음 한 움큼이라도 건네자고 반성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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