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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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주 조용한 리더입니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고함을 치는 사람도 아니지요.

...그렇게 차분하고 침착하지만 질문 공세로 상대방을 조각낼 수는 있습니다.

그의 부하직원이라면 자기 일을 잘 알아야 합니다.

모르면 여지없이 당하거든요.“

 

2011년 10월 5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혹시 그렇게 믿고 싶었던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다.

그리고 잡스가 살아생전 자신의 후계로 지목한 사람은 그의 오른팔이자 애플의 COO였던 티머시 도널드 쿡이었다.

전세계에 애도의 물결이 흐르는 가운데전문가들은 모두 애플의 하락세를 예측했다최고경영자가 바뀐 후 하나같이 내리막길을 걸었던 다른 모든 회사들이 그렇듯그 천재를 그 누가 대신할 수 있겠느냐고.

쿡의 취임 초창기에는 그 예측대로 되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현재쿡의 지휘 아래 움직이는 애플은 자사가 세운 매출기록을 자신이 몇 번이나 갈아치웠으며여러 서비스가 향상세를 이루었고더욱 사회와 환경에 친숙한 기업으로 변모하며 마침내 잡스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애플워치를 내놓기에 이른다.

 

저는 모든 것을 접했을 때보다 더 낫게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이 기업 윤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특별히 꺼리는 책은 없다.(좋아하는 분야와 별로 그렇지 못한 분야가 있을 뿐)

그런 내가 특별히 조심하거나 멀리하는 책이 있다면정치 관련 서적들과 정치인 혹은 기업인들의 자서전또는 그들에 관한 전기이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먼저 책은 고정적이므로 한 번 출간되면 수정은 거의 불가능하다.(종이책의 경우 특히 더)

그런 책에 비해 사람과 사회와 정치는 너무도 가변적이다초 단위로 시끄러운 곳이 정치계 아니던가사람은 또 어떠한가사람은 시간이 지나며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그리고 슬프게도 좋은 쪽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책을 쓸 당시에는 그 사람이 정말 모범적이고 타인이 귀감이 될 사람이었을지 몰라도 내가 책을 읽을 때는 더이상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어느 한쪽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자서전의 경우에는 당연히 자신에게 유리하게 서술될 것이고 타인이 쓴다고 하더라도 그가 책의 대상에게 호의적인 입장이라면 책도 그렇게 쓰일 것이다정치 서적은 저자의 성향에 따라 한쪽으로 기울기 십상이다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코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법인데그런 노력조차 안 하는 사람이 쓰는 책이라면 어떻겠는가.

그래서 이 책을 앞에 뒀을 때 생각이 많았다나는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리고 생각했다책 내용을 숙지하되신봉하지는 말자고책의 주인공은 이후 내가 알고 있는 모습과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고 내가 예상한 사람과 전혀 다를 수 있다고그러니 이 책을 읽은 다음에도 주의깊게 지켜봐서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그러니 이 리뷰를 읽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먼저 책의 만듦새를 보자면가독성이 상당히 좋다.

저자 린더 카니는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닷컴>에서 뉴스 편집장으로 일했고현재는 애플 블로그 '컬트 오브 맥'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애플을 20년간 취재했다는데편집장 경험 덕분인지 문장이 깔끔하고 길이도 딱 적당하다나는 경영사업통계 등에 지식이 정말 없는 사람인데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구성도 제법 훌륭하다잡스의 죽음부터 시작하여 팀의 어린 시절그동안의 행보애플을 어떻게 성장시켰는가를 한눈에 알기 쉽게 나누어 서술한다아마 이쪽 분야에 관심이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나보다 더 빠르게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서 배우고 과거와 다른 미래를 창조할 수는 있지요.”

 

팀 쿡이 이끄는 애플에서 내가 가장 주목하고 싶은 점은애플이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팀은 억 단위의 달러를 기부에 사용하였고전세계에 퍼져 있는 애플의 공장에서 노동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 시작했으며기기에서 환경친화적이지 않은 부품들을 전부 제거했다.

건강과 환경을 중요시하며 운동을 좋아하는 팀 쿡은, 100%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약속했으며, 100% 재활용 부품으로만 이루어지는 폐쇄 루프 공급망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잡스는 환경과 사회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았던 리더였던 듯하다나는 이러한 발전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애플의 이러한 노력은 다른 많은 기업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고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며결국 애플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것이다쿡의 이러한 노력은 내가 애플의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옳은 일이니까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팀이 항상 하는 말입니다.

옳기 때문에 옳은 일을 해야 한다!“

 

내가 책을 읽고 느낀 점은천재는 타고나는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내가 이해한 팀은 많은 것을 배우려 노력했고오랫동안 경험을 쌓았으며누구보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팀에게 잡스처럼 강렬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가진 그만의 장점은 애플을 더욱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우리는 아직 기대해야 할 것이 더 많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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