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웃었으면 좋겠다 시바 - 생각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아
햄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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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로 자랐다.

고집스럽게도 나로 자랐다.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난결국 나일 수밖에 없었다."


잡아 늘리고 싶을 정도로 토실토실한 볼과 말랑말랑 몸매를 가진 시바가 우리의 주인공이다.

녹록지 않은 세상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살고 싶은 우리의 시바어쩐지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이 책은 그림형 에세이로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좀 더 가볍게 살기로 했다

2부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그게 마음인가

3부 에누리 없는 시바 연대기

4부 나의 최선은 지금의 나야

글과 그림을 쓰고 그린 햄햄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현재, 8년간의 회사 생활을 청산하고 신나는 백수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모든 회사원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결국 백수 같은 삶이라지만 그건 회사원이 되었을 때 얘기고모든 취준생들은 백수라는 현실을 괴로워하며 빨리 취업하려 애쓴다그러나 우리의 시바는 다르다시바는 일도 출근도 없는 하루하루를 마음껏 즐기고현재와 현재를 살고 있는 자신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아침에 급히 이불에서 일어나다가 '아 맞다 회사 때려치웠지하고 다시 드러눕는 시바는 얼마나 귀여운지.

비록 회사를 나오게 되었지만시바는 한층 더 여유롭고더욱 느긋하고무엇보다 행복해 보인다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모든 회사원이 그렇듯 시바도 제법 험난한 회사 생활을 했다어느 회사에서는 "어디 가서 컴퓨터로 그림 그리지 마세요."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또다른 회사는 "입사하고 바로 결혼할 건 아니죠?"라고 묻기까지 했다대체 면접을 빙자한 인신공격은 언제쯤 끝나는 걸까우리 시바가 더 이상 시바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쯤 끝나는 걸까아니면 그 짓이 끝나야 시바가 시바라는 말을 끝내는 걸까가장 슬픈 일이 이것이 그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할 만하면 일이 아니겠지.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딨다고.

남의 돈 벌어먹기 힘들다면서 일하는 건 쉬워 보이는 모양이다.

학교에서도 "힘들 테니 과제는 쉬운 걸로 내줄게 or 빼줄게"라고 말하는 교수님은...

언젠가 '동생과 언니의 카톡'이라는 스크린샷을 본 적이 있다.

'빨리 취업하고 싶다'는 동생에게 언니의 대답이 가관이다.

'돈 내고 다니는 학교도 그 모양인데 돈 받고 다니는 회사는 어떻겠니'


"오늘도 정의로운 백수가 되게 해 주세요"


시바는회사를 나올 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엉엉 울었다퇴직이 처음이 아닌데도 그랬다.

그렇게 펑펑 운 다음에야 우리의 시바는 깨달았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해야 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늘 당연한 것일수록 깨닫는 데 오래 걸린다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당연하지 않은 일이 당연한 곳이어서 그렇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시바의 시련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예술계의 고질병저작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법적 대응을 하느라 거금을 날렸다하지만 그래도시바는 살아 있고행복하게 살려고가볍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릴 때 산타 할아버지가

그렇게 울지 말라고 한 이유를 이제 알겠어.

사회생활 하면 울고 싶을 때가 오니까

그럴 때 참으려면 내성을 기르라는 거지.


우는 아이한테는 선물을 안 준다니.

울고 있으니까 좀 달래줘도 될 텐데."


울고 있을 때 산타 할아버지조차 어깨 토닥여 주지 않는 세상,

염려의 말 대신 질책을 말을 하는 데 혀를 사용하고 있는 세상에서,

나 자신만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주자.

나 자신만은 나를 위해 살아주자.


"다들 처음은 있는 거니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거니까.

다들 날 때부터 회사원은 아니었으니까.

너도 처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어차피 이번 생은 다들 처음이니."

다들 후회 없이 놀아라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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