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나고 있단다."
할머니와 아가씨의 모습을
넘나드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바리스타 선녀님이시다.
커피 내리는
선녀라니,
아마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으리라.
심지어
한복 저고리에 '바리스타'라고 쓰인 캔뱃지도 떡하니 달고
있다.
《계룡선녀전》은 옛이야기
'선녀와
나무꾼'의
재해석이다.
그러나
모티프만 따왔을 뿐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돌배
작가만의 치밀한 설정과 서브 플롯을 더하여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났다.
동화의
재해석이 범람하는 시기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날개옷을 잃어버리고
699년간 지상에 묶여 있던 탐랑성
선옥남 선녀의 앞에 환생한 서방님 후보가 나타난다.
그런데
웬걸,
후보가
하나가 아닌 둘이다.
서방님을
찾아야 선옥남 선녀는 날개옷을 되찾고 천계로 돌아갈 수 있다.
선녀님은
진짜 서방님을 찾기 위해 50년 만에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네
손가락은 초목을 춤추게 하고 네 목소리는 꽃을 흐느끼게
하느니라.
너는
북두를 비추는 첫 별이며,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수목을 어루만지는 존재이니,
그
이름은 탐랑성이니라."
이 작품 최대의 장점은 연필로
그린 듯한 부드러운 작화와 탄탄한 플롯이다.
연재
당시 1화부터 한 주도 안 빠지고
꼬박꼬박 챙겨 본 독자인데,
다시
정주행해 보니 복선이 정말 세세하게 깔려 있었다.
아마
결말을 본 후 다시 읽어 보면 감탄하게 될 것이다.
한국적
분위기도 물씬 풍기니 한국형 판타지를 선호하는 독자에게는 반가운 작품이 되리라 생각한다.
결말이 상당히 여운이 많이
남는다.
용서와
집착,
인과,
정신적
해방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그간의
수수께끼가 한 번에 풀리는 개운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깨알같은 재미난 설정도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선옥남 선녀가 운영하는
선녀다방의 메뉴 이름은,
사슴의
눈물
참새의 아침
식사
안 돼요
공주님
달빛
엘레강스
검은 물
이다.
무엇을 마셔야 할지 상당히
고민되는 차림표인데,
마지막의
검은 물을 마셨다가는,
음,
결과는
본편에서 확인하자.그리고,
선
선녀와 나무꾼의 자식인 점돌이와 점순이는 환생을 거듭하다 이번 생에서 점돌이는 알이,
점순이는
고양이로 변신하는 호랑이가 되었다.
점돌이가
변한 알에서 뭐가 깨어나는지도 직접 확인하도록 하자.
족자에서
튀어나오는 점순이의 노트북도 시선을 잡는다.
돌배 작가의 데뷔작인
《샌프란시스코
화랑관》부터 챙겨 본
독자다.
전작도
무척 따스한 이야기였는데,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번
책은 전작에 비해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 팬인 내게도 의미가 깊다.
심지어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오늘부터 방송된다.
주인공인
문채원 배우부터 시작해 아주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웹툰의 실사화에
회의적인 편인데,
이번에는
기대가 많이 된다.계룡선녀전,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