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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를 만났습니다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심리코칭
김은미 지음 / 꼼지락 / 2018년 10월
평점 :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몸짓은
바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저자인 김은미 작가는 심리코칭 전문가이자 마음성장학교의 대표이다.
평생을 교사로 살아가다가 삶의 큰 시련을 만난 후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여행의 결실 덕분일까,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어투는 평화롭고, 따스하고, 여유롭다. 삶을 통해 좋은 메시지를 깨달은 사람이 쓸 수 있는 책이었다.
이제는 자기계발서와 '힐링 도서'가 넘쳐 나는 시대이다. 이러한 레드오션에서 이 책의 차별점은, '그림책'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림책은 어린아이들이나 읽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나도 진작 그림책을 '탈피'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집구석과 기억 한 귀퉁이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던 그림책을, 작가가 탈탈 털어 다시 한번 눈앞에 펼쳐 보인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그림책의 독자는 어린아이이더라도 그것을 쓰는 작가는 성인이다. 성인인 작가의 내면에는 삶의 경험과 깨달음에서 우러난 언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책은 그것을 분명히 담고 있다. 그저 그 메시지가 단순한 문장과 아기자기한 그림 뒤에 숨어 있을 뿐이다.
"용기는 나를 지키는 힘이다.
수많은 세상의 잣대로부터 나를 지키는 힘
스스로 선택한 대로 살아내는 힘
그 힘은 자신을 믿는 데서 나온다.
즉, 용기와 신뢰는 함께할 때 더욱 빛난다."
동화책 목록을 쭉 읽어 보니 내가 즐겁게 읽었던 책들이 꽤 있었다. 마치 어렸을 때의 친구와 재회한 듯했다. 그 동화에 대해 저자가 써 놓은 텍스트를 읽으며 전문가의 시선과 나의 시선을 비교하고 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기뻤다. 마치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도란도란 감상을 나누는 듯했다.
여기 수록된 책을 한 권도 몰라도 상관없다. 저자는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아마 좋은 책을 새로이 소개받는 기분일 것이다.
나는 속이 제법 비비 꼬인 사람이다. 그래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해도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줄 모른다.
동화책을 읽는 내내 그랬을 것이다. 이 책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든, 그것은 분명 희망적인 것이었을 테고, 그건 분명히 내게 와닿지 않았으리라.
그래서 저자의 감상을 읽는 내내 숙연했다.
저자는 그 많은 좋은 책들이 주는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바꾸었다. 그리고 이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바뀔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정말 가까이에서, 아주 쉽게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계속 거부하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퍼부어도 자신을 바꾸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독서는 자신만의 시선과 목소리를 갖게 해주고
보다 높은 차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최고의 도구다.
나는 독서만 한 것을 끝끝내 찾지 못했다."
저자가 소개한, 내가 읽지 않은 동화책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야쿠바와 사자'였다.
아직 읽지 않았지만 저자가 내용을 소개한 말만으로 충분히 책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신뢰와 용기뿐 아니라 선택과 책임의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듯했다.
야쿠바와 사자는 둘 다 무리의 한 일원이고 우두머리였기에,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해야 했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 그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살아가면서 이러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정말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둘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숭고하다 느껴지기까지 했다.
세상에는 한 번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관과, 나아가 삶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책이 있다. 아마도 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일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불가능한 가정마저 해보고 싶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구와도 연결돼 있지 않다고 느낀 그 순간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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