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목에 가래가 차는 증상은 사실 아무렇지도 않았다. 정작 나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데, 아빠와 엄마는 노심초사하며 심하게 맘고생을 하고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에는 의사의 진단이 나빴다. 이 의사에게는 처음으로 감기 때문에 진찰을 받았는데, 대단한 주사파(注射派)여서 만나자마자 한 방 따끔하게 아픈 주사부터 놓았다. 나도 나름할 수 있는 대로 버둥거리며 저항을 해보았지만 직업적으로 이미 익숙해졌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는커, 감기가 나은 뒤에 목에 가래가 차는 것을 보고는 ‘유아 천식’이니 뭐니 무시무시한 소리를 했다.
목욕도 하지 마라, 밖에도 나가지 마라……. 게다가 날마다 주사만 맞으러 오라고 한다. 이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요. 열도 없고 기분도 좋고(주사 맞을 때만은 엄청 기분이 나쁘지만) 젖도 잘 먹는 나를 왜 자꾸 환자로 만들려고 하냐고요. 목욕도 하고 바깥바람도 쐬어서 피부와 점막을 단련하면 이런 가래는 저절로 없어진다니까요.
그간 잘 가누지 못하던 목을 어느새 꼿꼿이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다양한 것을 보기도 한다. 딸랑이도 움켜쥘 수 있다. 태어나서 4개월이면 이-50~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