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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이 나온지도 26년이 흘럿다. 그사이 한국 구석구석과 북한, 일본까지 답사기를 써낸 저자가 이번엔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편 1권에서 돌아볼 곳은 관중, 하서회랑, 돈황 지역이다.
한국보다 역사가 길고 4대문명 중 하나인 황하문명의 발원지, 동아시아 문화권 형성의 발원지인 중국을 어떻게 답사 할것인가가 책을 받아들기 전에 가장 먼저 든 궁금증이었다. 보통 생각하는 유적이나 유물이 많은 북경이나 남경과 같은 과거 중국 왕조들의 수도를 갈것인가, 아니면 황화문명의 자취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중국 내의 독립운동 발자취를 찾을것인가 궁금했다.
저자의 다른 문화유산답사기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번 중국편도 가이드북인듯 가이드북이 아닌 느낌으로 답사를 떠난다. 꼭 시대순이나 중요도순이 아니라 실제로 답사를 떠나면 어쩔수 없이 만나게 되는 문제인 답사 동선을 따라 떠나는 답사기는 우리가 직접 같이 답사를 하는 듯한 현장감을 전해준다.
저자의 로망이자 우리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고 동서양의 교류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실크로드와 돈황이 첫 중국 답사기로 뽑혔을때 과연 어떤 문화유산이 나올지 궁금해졌다. 단순히 실크로드라고 하면 사막만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사막에 어떤 문화유산이 남아있을것인가. 하지만 나의 걱정은 곧 기우로 바뀌었고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실크로드의 흔적을 만나게 되었다.
답사가 시작되는 관중지역은 주나라와 진나라의 자취를 찾을수 있는 지역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공자의 유교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시대인 주나라와 지금 중국의 영어 이름은 차이나의 어원이 될정도로 가장 유명하고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의 본거지에서 답사를 시작한다. 단순한 전설정도로 알고 있는 주나라, 악명 높은 아방궁 뿐만 아니라 직접 들르진 못했어도 한나라 무제의 무릉, 제갈량의 오장원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답사 안에 녹여 내면서 아쉬운과 함께 풍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관중을 지나 하서회랑, 돈황으로 가는 길은 크고 먼 중국의 풍광에 대한 묘사도 일품이지만 한나라 시절의 한과 이민족과의 관계,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 등을 다루면서 답사 중 이동하는 길이 지루하고 그냥 지나가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과거를 한번도 생각해 볼수 있음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 길을 거쳐서 인도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불교가 중국화 되는 모습을 실크로드에 남아있는 설굴을 통해서 볼수 있도록 하였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온 불교 뿐만 아니라 당시 삼국시대였던 우리나라에서 이 지역으로 찾아온 사신들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도 소개하면서 우리 문명과의 교류도 볼수 있도록 다룬 세심함이 돋보인다.
먼 길을 단시간안에 달려온 답사기는 돈황에 도착하면서 끝나고 다음권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질 돈황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며 끝난다. 1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바로 2권을 펴고 싶을 정도의 흥미진진한 답사가 이어지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중국 서부의 초기 불교 유물에 대한 다양한 사진과 설명이 나를 포함한 독자들을 책속으로 끌어 들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