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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장미
마루야마 겐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책의 겉 페이지에 있는 다카쿠라 켄 때문에 다소 헷갈렸다.
처음엔 이 책이 벌써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그 주연배우로서 그가 확정 된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마루야마 겐지가 다카쿠라 이미지를 소설의 시작부터 정착시켜두고 시작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이 만일 영화화 된다면 다카쿠라 외에는 다른 이는 할 수 없다라는 무언의 전제를 달고 시작하는 것이 되겠다. 혹 자기 글을 영화화하고 싶어서 별 안달이 다 났구나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 마루아먀 겐지의 소설은 이미 몇 개인가가 영화화 되었다.
적어도 자기 소설을 영화화시키기 위해 발악할 정도의 잔머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나는,
그 이유로 그의 소설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비록 처음에 다카쿠라 켄의 이미지를 박아 놓아 헷갈렸지만 그의 글은 이전의 그의 작품과 거의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요 몇년간 나온 작품들은 거의 똑 같은 구조에서 포장지만 달리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일단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와 “무지개여 모독의 무지개여”와 이 번 작품을 비교한다면 내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번 소설 역시 그가 작품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잔머리 굴린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내가 넘 단순한 걸까, 아님 내가 너무 그를 좋아하는 걸까.
결론은 둘 다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그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후 다른 작품을 읽었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작품이 너무 똑같기 때문이다. 즉 전술한 대로 똑 같은 구조물에 색깔만 틀리게 칠한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그리고 요 몇 년간 나온 그의 작품은 이런 경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적어도 처음으로 읽은 그의 글 “물의 가족”과 이후에 나온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나 그의 몇 개의 단편집에서는 이처럼 동일한 작품의 재탕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 곳에서 그는 역시 그다운 문체를 뿜어내면서도 작가로서의 변신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현저히 요 몇 년간 나온 장편에서는 재탕 삼탕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같은 거의 맹목적인 독자도 ‘이거 또 이런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의 글에서는 그 만이 내뿜는 독기가 있다.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 청명한 독기, 그 점만은 아직도 살아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그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못하는 것 같다.
비록 그가 너무 한 곳에 매달려 몇 년 째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들지만은
다카쿠라 켄은 우리나라에서는 무엇보다 철도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국인인 나는 당연히 다카쿠라 켄이 가졌다는 그 카리스마를, 저자가 그토록 극찬하는 그 카리스마를 잘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작가로서 그를 좋아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다카쿠라 켄을 좋하하게 될 수는 없다는 말이겠다.
그지만 역시 철도원에서는 그의 이미지가 좀 부드러운 게 아니었난 싶다.
내 기억으로는 Black Rain인가 하는 영화, 마이클 더글라스와 어느 일본인이 주연한 헐리우드 영화에서의 그 어느 배우가 다카쿠라 켄이라고 기억한다.
내가 그를 기억하는 것은 그렇게 2개의 영화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철도원에서 보다는 Black Rain에서의 그의 이미지가 더 멋있다고 느껴진다.
이왕 이런 책이 나왔으니 이 영화도 그를 주제로 해서 빨리 만들어졌으면 한다.
특히 앞장면이 기대된다. 낚시배 한 구석에서 쭈그리고 누워 고향으로 귀향하는 늙은 야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