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아이들 - 고침판
이오덕 엮음, 오윤 그림 / 보리 / 200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그저 `보기(見)`가 아니라 `꿰뚫어보기(觀)`란 말이 있다.

아이들의 눈 처럼 순수하고, 세상을 꿰뚤어 보는 눈을 갖고 싶다.

사람<안동 대곡분교 3년 홍명자>

맨 처음에
사람은 어째서 생겼노?
각중에
사람 여자 하나가 나타나서
아이를 자꾸 낳아서
또 그 아이가 커서
아이를 놓고 했는 게나?
무연 사람이
나타나지는 않았을 겐데
처음에 뭐가 사람이 되었노?
참 이상하다.

*

밥<안동 대곡분교 2년 이재흠>

밥은 많다. 큰 그릇에 담아 보니 적고 작은 그릇에 담아보니 많다.
나는 밥을 많이 먹고 싶다. 보기에는 많아 보여도 먹어 보니 적다.

*

햇빛<안동 대곡분교 3년 이재흠>

햇빛은 언제나
금빛 화살을 들고
하늘을 지키네.
햇빛은 좋다고
하하하, 하며
언제나 얼굴에는
행복한 마음이 있네.

*

구름<안동 대곡분교 3년 김춘자>

까만 구름하고
빨간 구름하고
노란 구름하고
한데 섞여서 논다.
가만히 놀다가
까만 구름이 노란 구름 보고
한데 타라고 한다.
또 까만 구름이 빨간 구름한테
타라고 한다.
그래 가지고 막 달려간다.

*

산과 안개<안동 대곡분교 3년 정부교>

산이
안개를 푹 덮어썼다.
하얀 이불같이
덮어썼다.
밤에는 푹 덮고 날이 새면
이불을 걷고 벌떡 일어선다.

*

구름<상주 청리 3년 박선용>

구름이
해님을 꼭 안고
놔주지 않았다.
그런데 해님이
가랭이 쌔로
윽찌로
빠자 나왔다.

*

산<안동 대곡분교 2년 김한영>

산은 언제나 마음을 하나 하나 한 마음을 가지고 가만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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