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를 쓰는 것처럼 옷을 입어 내 몸은 종이고, 두 손은 만년필, 두 눈은 영감의 창이야. 모자는 느낌표고, 스카프는 쉼표, 레이스는 말줄임표지. 겉장만 보고 책을 판단할 수 없는 것처럼 겉모양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어. 나, 엉뚱이 소피는 옷으로 시를 써.' 주인공 소피의 말이다. 소피는 어릴 때부터 옷을 놀잇감처럼 좋아한다. 구두끈 매는 것이라든가 단추 같은 것들이 소피에겐 환상적인 놀이감이다. 우리는 얼마나 격식에 맞추어 옷을 입는가. 엄마들은 또 아이들에게 너무나 예쁜 옷을 입히려고 하다 보니 활동성에 문제가 생긴다. 아이의 활동성보다 자신의 체면이 구겨질까봐 조바심을 하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것이 요즘 대부분의 부모이다. 소피는 집에 있는 모든 옷을 활용한다. 엄마의 옷도 아빠의 넥타이도 그녀의 패션을 위해 과감하게 활용한다. 소피의 부모 역시 못말리는 부모다. 학교에서 소피의 복장에 대해 문제를 삼았을 때 소피의 부모는 소피의 창의성에 주목해 줄것을 선생님께 당당히 요구한다. 소피의 독특한 패션은 기자의 눈에 띄어 당장에 스타가 된다. 머리엔 알리바바처럼 터번을 두르고 목걸이 세개, 벨트도 세개나 하였다. 기자의 질문에 소피는 찰랑거리는 소리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피가 짝짝이 양말을 신은 이유는 발마다 각각 다른 이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문에 소피가 나오자 소피는 학교의 유명한 스타가 되었다. 교장선생님과 선생님의 태도도 돌변하였다. 재미있는 일이다. 우리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옷은 어떻게 입어야하고 양말은 어떤 색으로 신어야 하고 구두는 어떻고...... 독특한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날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다. 머리 속에 박힌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