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 최초의 전작 장편소설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의 영원한 사흘

청년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언제나 세계에 대한 의문을 놓지 않았던 최인호의 5년만의 신작소설이다. 저자는 이번 소설 통해 등단 이후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제1기의 문학’과, 종교·역사소설에 천착했던 ‘제2기의 문학’을 넘어, ‘제3기의 문학’으로 귀착되는 시작을 알리고 있다. 기존의 질서를 부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의 문학은,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변신하고 자리를 바꾸는 작중 인물들과 맞닿아 있다.  

 

책속으로  

느닷없는 소음 때문에 K는 잠에서 깼다. 강제로 깨어난 불쾌감 때문에 K는 어리둥절하였다. 잠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K는 자신을 깨운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자명종 소리였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르릉─
자명종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울부짖었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르릉─
K는 투덜거리며 머리맡 탁자 위에 놓인 자명종의 버튼을 눌렀다.
비명 소리는 멎었다.
K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였다. 자명종의 버튼을 눌러 끈 K는 필름을 영사기에 걸어 스크린에 투영하는 영사기사처럼 끊긴 잠의 필름을 의식적인 접착제로 강제로 이어 붙인 후 다시 잠들기 위해 눈을 감았다.
순간 K는 의식이 명료해졌다.
자명종이 울렸다면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K는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떠 시계의 숫자판을 쳐다보았다.
정각 7시였다.
7시라면.---pp.17~18





낯은 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타인들일 것 같은 주변인들을 보며 자신도 타인인 것 같은 느낌을 사람들을 대신하여 작가는 K로 분신을 한 것 같다.



작가에게 닥친 불행으로 인하여 삶을 다시 보는, 아니 지난 생을 돌이켜보면서 글을 쓴 것은 논픽션이 아니라, 픽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태오 복음서에 나오는 재난의 시작이라는 강론

언제 세상이 끝날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하는 제자의 질문에 예수님은 장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팔아 속이고,

여러번 난리가 나고, 지배하고 기근과 지진이 일어날 것이고,

세상은 무법천지가 되어 사람들 마음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찾아 볼 수가 없을 때 종말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셨단다.

왜 사람들은 지구가 종말이 올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평소의 생각은 K가 스스로 K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처럼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의 이기심이라고 생각이 든다.

아니면 메아 쿨파, 메아 막시마쿨파(내잘못을 통하여 나의 가장 중대한 잘못을 통하여 고백하나이다). 라는 사제들이 사용하던 라틴어의 한 구절처럼 현재의 불쌍한 처지(자신생각에)에 대한 과거의 삶을 통째로 반성하는

세디즘적인 가학현상은 아닌지도 생각하게 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평범하게 살아서는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는 보통사람들의 뇌세포 속에 살다보니, 나 자신은 없고 나약하고, 미약하고, 존재감 없고, 누군가의 돈벌이 대상만 된 것 같은 자신의 발견은

언제나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닫는 다는 인식을 작가는 어느 삶의 한 부분을 통하여 전해주고자 한 것 같다.

그대상이 집안(자신이 가진 가장 안전한 울타리)의 것들(아내, 딸,)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강아지. 휴대폰)

그리고 주변 사람들 H, 간호사, P교수. 기타 본능을 자극하는 실체들 모두에게......

원제 [별들의 무덤]이 [별들의 고향]으로 바귄 작가의 조선일보 연재 소설제목처럼.....

결국 종교적인 큰 울타리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이에 자신을 대입시켜 또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길 바라는 우리들 모두가 그렇듯.
 

그래서 자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살아 가야만하는 인간의 굴레 속에서, 자신의 의사대로, 적어도 계획된 삶으로 귀의 하고픈,

아니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는 것을 자위하기 위해서,,,,, K는 의도적으로 누군가의 , 무엇인가의 끈을 잡은 것은 아닌지....

요즘영화는 the end 가 나오고도 다음 편을 기약하는 영상이 나오듯이,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가 미약한 삶을 표현하는 the end 가 또 다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를 바래본다.

적어도 우리는 희망만은 버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자위를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