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
홍승찬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행복한 무지쿠스'라 칭해지는 작가 홍승찬의 글에 감탄했다.
이리도 간결하고 동시에 빠르고 깊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읽는 이들의 흥미의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이야기꾼의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로 책의 시작, 프롤로그 [음악은 누군가의 인생이다] 부터 마음에 와닿아 울림있는 글을 접하고 나서 나는 이미 팬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심지어 책의 제목과 그다지 관계가 없어보이는 표지마저도 그 자체로 좋으니. 허허.

 

 

그렇다. 음악은 누군가의 인생, 나의 인생이요- 수없이 많은 삶의 증거이자 유산..
음악과 음악가를 떼어놓고 말한다는 것은 문학과 미술, 역사와 예술을 분리하는 어리석음과도 같다.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소리의 생명력을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작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어느 순간 큰 소리로 부르며 음악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했다는 그 곡-

슈베르트의 an die Musik (음악에) 의 가사는 2013년의 12월을 보내는 나의 가슴에도 타종하듯 세게 부딪쳐 울리고 있다.

 

그대 축복받은 음악이여, 힘겨운 현실이 나의 삶을 옭아매어

그토록 많은 시간을 암울하게 보낼 때,

내 마음에 따뜻한 사랑의 불을 피워

더 좋은 세상으로 나를 이끄는도다!

 

그대의 하프에서 한숨처럼 흘러나오는

달콤하고 신비로운 화음은

내게 더 좋은 시절이 기다리는 천국을 열어주노니

그대 축복받은 음악이여, 어찌 그대에게 감사하지 않으리오!

 

 

음악을 하고 있기에..

연주자로서의 인생이 살아온 인생의 2/3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일까.

매 순간 다시금 숙연해지고 흔히들 말하는 '초심'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추구해야할 '옳은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감사한 계기가 되어주었다.

전공자가 아니라하여도 음악과 음악가, 연주와 생생한 순간의 울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기분좋은 독서가 될 책임을 확신한다. 또한 음악을 '다른 세상의 그 무엇'이라든가 '다가가기 힘든 문화예술'이라 어렵다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참으로 튼튼하고 친근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추천하고싶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뒤로 갈 수록 제목과 매칭되지 않는-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곁다리, 자칫 삼천포로 빠진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내용의 점점 어수선해지는 목차의 나열이다. 조용히 앉아 오로지 책에 빠져들어 위대한 성악가와 작곡가,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삶과 그 위대함에 경탄을 이어가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리듬과 영화, 재즈에 이어 마지막을 '아메리칸 록의 자존심' 이글스로 맺다니... 편집과정에서 가차없이 반이상 타작한 허술한 결과인것인지 아니면 너무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작가의 아쉬움인지는 모르겠으나 안타까운 후미가 아닐 수 없다. 차라리 각 분야에 대한 후속편을 예고하고 책을 내었어도 사랑받았을 이야기들이 이렇게 번갯불에 콩볶듯 다뤄짐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한다.  

만족과 아쉬움을 동시에 건네는 매력적인 책..

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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