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고백을 받은 당신에게 - 여자가 결혼 전 진짜 알아야 할 것
상쉬엔 지음, 정세경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 여자가 결혼 전 진짜 알아야 할 것 * 이라는 부제를 지닌 책 표지에는

몇 캐럿인지 감도 안오는 엄청난 다이아 반지아래 : 그 남자, 결혼해도 될까?" 라는 질문이 적혀있다.

if someone proposed to you...

정말 프로포즈를 받은 후 이 책을 들썩이는 일은 없을테지만.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도 앞뒤 안재고 뛰어들어 사랑을 마주하기 바라는 마음으로서는 흥! 하고 코웃음을 쳤을 이 책이

무슨 바람이 불어 내 앞에 고이 놓여있는지 볼 때마다 갸우뚱하게 된다.

이 책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모르고 있었더라면 좋았을 한 커풀 벗겨진 마알간 진실에 다가서야하고

그것은 사랑에 대한, 남자에 대한 불신과 겹겹이 쌓은 방어막에 부채질을 하는 꼴일 수 있으니 망설여졌던게 사실이다.

 

... 고백을 받은 여자의 눈은 거의 장님이다. 그녀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

고백을 받고 세상 전부를 다 가진듯한 느김에 사로잡혀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일 것이다.하지만 이 사랑한다는 고백의 유효기간은 얼마나될까? ... 솜사탕 같은 기분에서 벗어나 이 남자의 고백을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사랑의 안개에 쌓여 두둥실 떠있을 그 어떠한 여지도 주지 않는 이 책은 당돌하게도 프롤로그도 열기 전에 설문으로 시작한다. 

제목인고 하니 '5분이면 당신의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알 수 있다.'

- 당신이 만나는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파악하는 데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다. 특히 남자가 경계심을 풀었을 때, 더 이상 당신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지 않을 때 그가 어떤 남자인지 제대로 알 수 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당신의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파악하라- .. 거의 특수한 목표를 가진 1급 비밀 요원이라도 된듯 진지한 자세로 질문에 마주할 독자들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애석하게도 현재 솔로이기에 주욱 훑어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을 일순간 다행으로 여길정도였으니. ^^

 

지은이 상쉬엔은 라디오 DJ, 텔레비전 프로그램 각본가, 연출자로 중국 최고의 새로운 연애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독특한 견해와 흥미로운 문체, 남자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유머로 천만 여성 독자에게 '목소리와 글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쾌감을 느끼게 하는 지적인 여성 작가' 로 평가받고 있다는 출판사 측의 작가 이력을 보면서 처음 접하는 중국작가.. -역사를 기반으로 하거나 창작분야가 아닌- 를 만나는 데에 설레임이 일 수밖에 없었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랑과 남녀에 대한 테마는 불굴의 주제가 아니던가.

1. 그는 성숙한 어른인가?

2. 그에게 넘치는 건 자신감 / 자만심?

3. 그는 달콤한 로맨티스트 / 타고난 사기꾼?

4. 그의 머리는 생각용 / 장식용?

5.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가?

6. 더 현명한 여자가 되라.

총 여섯 장으로 엮은 책에서 작가는 남자라는 존재를 세밀하게 차근차근 풀어내어 일말의 남김없이 허물을 벗겨내어 짚어준다.

외면하면 안되는 진실을, 그들이 즐겨 애용하는 패턴에 깨어있는 자세로 판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결혼을 위해 놓치면 안될 부분과 이해하고 사랑하고, 동시에 냉철한 판단력을 요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꼼꼼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이 되기 위해 우리는 현명하게 행동해야하며 그 이유도 신랄한 해부를 통해 콕콕 찝어주는 책.

정말 연애와 남자에 대한 문외한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펴 드는 것이 좋겠다.

연애 경험이 없는 여인들은 그만큼 남자의 혓놀림에 휘둘리기 쉽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뉴스를 달군 한 남자 사기사건에 무려 세 명이나 되는 여자가 십년을 넘도록 똑같은 수법에 몇 억씩 돈까지 바쳐가며 사기를 당하는것이 아닐까!

 

'현명한 여자는 완벽함을 믿지 않는다'고 맺는 작가의 말은 프롤로그에 '그대가 솔로를 반드시 벗어나고 싶거든 이 책을 끝까지 꼭 보라'던 말과 맞물려있다. 남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걸지 말것이며 회려한 포장에 현혹되지 말고 내용물을 제대로 살펴보는 혜안을 갖도록 노력해야한다는 상쉬엔 작가. 중국 작가의 번역된 책이라는 것을 금새 잊을 정도로 그녀가 소개하는 수많은 에피소드와 해석은 우리네 사회와도 참 많이 닮아있다.

다소곳하게 질문은 품지 않고 무조건적인 복종과 희생을 미덕으로 추앙해왔던 사회에서 여성은 어쩌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방어체계를 스스로 해제시키는 교육을 받으며 지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사실은 남성에 비해 여성은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으며 '보호'는 자신을 위해 실천해야하는 자가방어라는 점이다. 누군가에 기대어 상대가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본인을 사지로 내모는 일과 같으니 스스로 눈을 크게 뜨고 살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과 그 방법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으니 어렵더라도 스스로 깨우쳐야한다는 것이다. 그저 남녀의 연애를 두고 도움되고자 펴낸 책일 수도 있겠으나 연일 하루에 몇 건씩 터지는 흉흉한 뉴스에 경각심을 읽게되는 책. 세월이 얼마나 지나야 12년을 속으면서도 기척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어리석은 여자에 대한 뉴스가 그치게 될까. 얼마나 지나야 책임지겠다며 결혼을 빙자한 사기에 눈물흘리는 여자가 없을것인가..

금방 방송된 '다큐멘터리 동행'에서도 17살이나 어린 여자를 아이 둘이나 낳게 하고선 무책임하게도 모든 것을 떠넘겨버린 남편. 그리고 이제 갓 23살이 된 아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어리석다 탓하고 무책임한 남자를 욕해주는 것 이외에 도움주지도 못하면서 채널을 돌려 외면할 수도 없는 우리는 그녀의 눈물에 함께 울고 웃는 모습에 애잔해 하는 여자들이다.

세상의 여자들이 연애라는 개념을 알기 전에 모두 읽게되기를 바라게 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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