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다 아시겠지만 한강은 조정래님의 세번째 대하소설입니다. 작가로서 평생에 한 번 쓰기도 어렵다는 대하소설을 세 번이나 썼으니 참 대단하시지요. 소설속의 시간상으로 보면 한강은 태백산맥이후의 이야기가 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으며 소설이 끝나니까 50년대 중반부터 79년까지가 되겠네요. 조정래님은 지금 또 다른 대하소설을 준비중이시라니까 이제 그 이후의 이야기가 이어질겁니다.

한강은 태백산맥, 아리랑과 같이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당시의 시대적 사건들을 겪으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으면 역사 공부는 저절로 되는 셈입니다. 한강은 아버지의 월북으로 한 형제가 겪게 되는 연좌제의 고통이 중심 내용입니다. 한강을 읽다보면 때로는 뜨거운 감동을, 때로는 피끓는 분노를, 때로는 애잔한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조정래님은 대하소설이라는 다소 거칠 수 밖에 없는 작품안에서도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잘도 표현해 놓습니다. 한강에서도 태백산맥과 마찬가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힘겨운 사랑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러한 사랑의 묘사는 조정래님이 스스로를 '평생 연애소설을 쓰지 못할 멋대가리 없는' 작가라고 일컫는 표현을 무색케 합니다. 이렇게 애틋한 사랑의 묘사는 조정래님이 부인인 김초혜 시인과의 소설같은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조정래 선생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조정래 선생님은 부인께서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얘길 해주셨습니다. 당시 선생님은 병원에 입원한 부인 곁에서 밤을 지샜다고 합니다. 그 일이 그 병원의 간호사들 사이에 화제가 됐는데 그때까지 입원한 부인 곁에서 밤을 지샌 남편은 한 명도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하시더군요. 역사와 소설을 대하는 선생님의 곧디 곧은 정신과 대비되는 부드러운 면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일화였습니다.

조정래 선생님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입니다. 특히 우리의 굴곡 많은 현대사에 관심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 할 수 있죠. 단, 한강은 아무래도 태백산맥이나 아리랑과 달리 지금 시대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이 짙어서 소설의 내용도 되새김질을 하듯이 읽어야 할 것입니다. 한강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많은 사람들의 역사적 가시거리 안에 있기 때문이죠. 그러한 점에서 제게 조금 의문 스러웠던 점은 소설속에서 전 포철 회장인 박태준씨가 지나치게 미화된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경제 부흥에 있어 박태준씨의 역할이 무시할 수 없는것이긴 하지만 소설속에서 박태준 씨의 미화는 그 이상입니다. 그도 정치적으론 민정당 활동을 비롯해 여러 과오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조정래 선생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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