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만의 신화를 꿈꾸게 하는, 신화를 담은 판타지 소설.

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ㅣ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이 책 표지를 보면 말이지~ 딱 내 취향이 아니다.

표지 그림이 카드 같기도 하고 게임 속 한 장면 같기도 하다. 뭔가 판타지스럽다.

남들은 웬만하면 다들 좋아한다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등의 판타지 류를 나는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 뭐지? 어머어머. 재미있어!!!

책 한 권을 후루룩 다 읽고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아... 거참, 재미있네. 2권 언제 나오지?"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릴 줄이야.

마치 평소엔 잘 먹지도 않던 라면을 야밤에 캠핑 가서 파송송 계란 탁 풀어서 후루룩 냠냠 먹는 맛이랄까.

허교범 작가님의 소설 <대장장이 왕>을 판타지 문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는 이 판타지 문학 안에서 신화를 만나게 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길을 떠나 갖은 모험을 겪고 집으로 돌아온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는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만들어 준 밀랍 날개로 하늘을 날다가 떨어진 이카로스의 이야기와 자신의 과한 욕망으로 인간에서 늑대로 변신한 리카온 왕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처럼 신화에서는 성장과 모험, 인간의 욕망과 사랑이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 이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 끝부분에 오세란 문학평론가가 작품 해설을 써주셨다.

"이 이야기는 현실과 무관한 상상에 불과할까? 그렇지 않다. 인간의 모습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알레고리가 적어질수록 도리어 이야기는 인간이 가진 감정의 본질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신화와 전설 속 원형 상징처럼 현대인의 삶에서 떨어진 머나먼 세계에서 인간의 감정 즉 사랑, 배신, 두려움, 연대, 슬픔, 외로움, 운명, 도전 등은 더욱 순정하게 빛난다. 1권은 앞으로 그것을 보여 주기 위해 터뜨린 신호탄이다."

(아니, 대체 평론가 양반들은 어쩜 내가 하려고 했던 말들을 이렇게 정갈하고 멋지게 표현한단 말인가!!)

이 소설 속 주인공 중 한 명인 에퍼는 사실 전쟁고아로 별 볼일 없는 불쌍한 인물이었지만 대장장이 왕으로 등극하게 된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며 현실 속에서 소심한 나 또한 불쑥 용기를 내고 싶어진다. 책에서는 여러 세계관이 등장하는데 또 다른 나라인 마법사 나라의 왕 라토와 그의 쌍둥이 동생 아리셀리스의 이야기는 슬픈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던 오이디푸스 왕의 스토리가 겹쳐서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는 이미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자들보다 뒤처져 있거나 부족해 보였던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 열렬하게 응원하게 된다. 라토와 아리셀리스를 지켜보면 그런 응원의 마음도 갖게 된다. 한국 영화 <광해>에서 왕과 똑같이 생긴 이병헌이 진짜 왕 보다 더욱 왕답게 행동하고 발언할 때 그 감동으로 소름이 돋았듯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의 신화를 창조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동한다.

다른 주인공들 하나하나 언급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어나갈 독자분들을 위해 양보하는 마음으로 이만 줄인다.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책은 통할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에게 앞으로 새롭게 쓰일 자신만의 신화들을 응원하며 이 리뷰를 마칩니다.

*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p.s (주)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담당자님! 이 책 2권 언제 나온답니까? 아휴 빨리 서둘러주세요!!

고령자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 노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112개 키워드
사토 신이치 지음, 우윤식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조이의서재

#고령자씨지금무슨생각하세요

#사토신이치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1. 진로진학상담 부전공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작년부터 퇴근 후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지난주 수업 시간에는 나의 생애진로무지개를 그려보고 나의 중장년 그리고 노년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내 나이 100살을 상상하니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2. 하니포터로 활동하는 덕분에 한겨레 출판사의 좋은 책을 먼저 읽어볼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내가 선택한 <고령자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이 책에서는 '노인'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자고 제안한다. 내 스스로 노인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젊음과 나이듦의 경계는 매우 애매하기 때문에 노인분들도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종래의 관점과의 차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노인이라는 말 대신 다른 호칭을 쓴다. 바로 '고령자 씨'. 단순히 나이를 먹어 쇠약해져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풍부한 경험에 근거하여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말과 행동으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이런 뉘앙스를 담은 말이다.

3. 조금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이분들을 '고령자 씨'라고 부르니 친숙해진 느낌이다. 이 친숙한 느낌을 갖고 책을 읽어가다 보면 그동안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고령자씨의 말과 행동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알면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면 공감할 수 있다.

4. 나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령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챕터는 요즘의 내 이야기인가 하면서 더 집중해서 읽게 되는 파트도 있었다. 특히, 주변에 가까이 지내고 있는 직장 선배님들에게 꼭 이 부분을 실천해 보려고 한다. => "고령자 씨는 남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실감이 없어지면 부정적 감정이 늘어날 수 있다. 간단하면서 무리가 되지 않는 일을 부탁해 고령자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87p"

무엇보다 우리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고, 나 또한 나이 들어도 언제나 '멋지고 행복한 나'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잘 살아야 할까를 생각해 보게 해준 책이다.

#한겨레서포터즈

#한겨레하니포터

#고령자

원도 - 최진영 장편소설

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조이의서재

#원도

#하니포터8기

최진영 작가님의 책을 우연히 접하고 최강 몰입도에 반해버렸다.

이번 달 하니포터 8기에서 선택할 수 있는 책 중에서 주저하지 않고 이 책 <원도>를 골랐다!

최진영 작가님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첫 단추.

이 책을 읽으면 <구의 증명> 등 최진영 월드에 당신도 점점 빠져들 것이다.

"실패의 기억. 그것에 답이 있을 것이다. 실패는 많았다. 성공보다 많았다. 실패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좌절 이나 절망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그것.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이 실패다. 사랑했으나 헤어졌고 응시했으나 떨어졌고 돈을 가졌으나 파산했고 결혼했으나 이혼했고,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은 실패고, 태어났으나 죽을 것이다. 아니, 태어났으니 죽을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은 기억에 없다. 죽는 순간 역시 기억에 없을 것이다. 시작과 끝이 텅 빈 구멍이다. 그 구멍으로 온 생이 콸콸 쏟아져 사라질 것이다. 그 을 묶을 수 없을까. 밀봉할 수 없을까...." _30p

시 중에서 밝고 환한 동시가 있다면 슬픔을 껴안고 있는 묵직한 시들이 있다.

원도의 문장들은 마치 시 같다. 어둡지만 묵직해서 내 마음 깊은 속까지 들여다보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갈망이 더 깊기 때문에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원도도 그렇다.

원도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의 삶 속에 사랑과 구원이 있기를.

나의 삶에도. ^^

#조이의서재

#원도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

#최진영

#최진영월드

#한겨레출판

미리 슬슬 노후대책

미리, 슬슬 노후대책 - 노년에 후회 없도록 대비하는 인생책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24년 3월

1. 2017년 인생 학교에서 이영미 편집자님을 처음 뵙고 강의해 주시는 말씀에 반해버렸다.

2018년 마녀 체력 저자분으로 이영미 작가님 책을 접했다. 작가님의 운동하는 이야기에 또 반해버렸다. 책을 읽으며 독자로서 함께 철인 3종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실제 내 체력은 당시 바닥이었고, 온몸에 염증을 달고 다녔던 시기다. 결국 나는 2019년에 자가면역질환인 재발성 류마티즘이라는 진단을 받고 이후 2년 동안 직장에 질병휴직을 내고 근처 요가원에서 요가를 시작하고 매일 약을 먹으면서 조금씩 산책을 했다. 늘 마녀 체력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나도 체력왕이 될테얏! 식단과 매일의 운동을 병행하니 휴직 기간인 2년 동안 진짜 약을 끊을 정도로 건강해지고 체력이 좋아졌다.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따서 소소하게 운동 모임에선 리더로서 재활운동을 가르쳐드리고 지금까지 운동의 효과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마녀 체력 작가님 덕분!

2. 마녀 체력 작가님의 책 #마녀체력 #마녀엄마 이후에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 #미리슬슬노후대책

나의 롤 모델 마녀 체력 작가님의 인생 3부작 완결판이라니. 출판사 남해의 봄날에서 추진해 주신 블라인드 서평단에 지원했고 덕분에 작가님의 책을 먼저 받아서 읽어볼 수 있었다.

두근두근.

첫 장을 열어보니 이렇게 쓰여있다.

"독자들이여, 미안하다. 내가 몇 길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그대들에게 단언하고 말았다. 까짓것, 체력만 있으면 살면서 겁날 게 없다고. 인생이 확 달라진다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3. 풉..... 마시던 차를 뿜을 뻔.

꾸준히 운동을 하던 요즘의 나도 중년의 신체로 호르몬의 변화와 직장에서의 업무 폭주, 스트레스 등등 매일 피곤함을 달고 살면서 아이고 힘들어 죽겠네를 속으로 외치던 참에 작가님의 미안하다는 사과에 웃음이 나왔다. 아~ 첫 문장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 마음이 풀리면서 또 그럼 체력 말고 무슨 얘기를 해주시려나 기대감에 책을 받자마자 앉은 채로 큭큭 웃으면서 고개 끄덕끄덕 공감하면서 또 급하게 소개해 주신 영화나 책을 메모 메모하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와. 정말 마녀 작가님 마녀처럼 이 글을 쓰셨다. 대체 이 책에 무슨 비법을 갈아 넣으신 것인가. 감탄하면서.

4. <미리, 슬슬 노후대책> 이 책에는 #노후대책 (노년에 후회 없도록 대비하는 인생 비법)이 들어있었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전부가 아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는 법. 하지만 이영미 작가님이 이 책에 써주신 내용처럼 의젓한 태도, 쫀득한 관계, 줄기찬 도전, 살피는 마음, 꼿꼿한 판단이 있다면 노후가 두렵지 않을 것 같다. 내 스스로는 물론 멋진 나의 나이듦어감의 모습이 타인에게도 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비트코인, 주식 모두 불안한 이 시기에 내 삶의 태도나 자세를 점검하고 투자해 볼 수 있는 이 책 추천합니다. 우리 같이 미리 슬슬 노후대책할까요?

#미리슬슬노후대책

#마녀체력

#마녀엄마

#노후대책

#남해의봄날

#조이의서재

#책읽는조이

나 블루칼라 여자

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박정연 지음, 황지현 사진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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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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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워낙 저질체력으로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았던 나는 늘 강인한 여성상을 꿈꿔왔다.

영화를 봐도 원더우먼(갤 가돗 분)이나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분) 같은 영화에 늘 열광한다.

그녀들의 강인함과 당당함에 반해버린다.

내가 매일 운동에 매진하는 이유도 나 자신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을 그러한 강한 여성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헬스장에서 고작 10kg를 겨우 들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300kg 역도를 거뜬히 들어 올렸던 장미란 선수급이라고 생각하고 무게를 들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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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니포터8기 활동을 하면서 한겨레 출판사의 신간을 먼저 접해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사회문제, 인권, 여성 서사 등에 특히 관심 많은 나에게 한겨레 출판사의 모든 책을 정말 최고의 책들이다!

어쩜 이렇게 다 하나같이 좋을 수가.

2월 서평 도서 중 가장 눈에 먼저 들어왔던 제목의 책을 골랐다. <나, 블루칼라 여자>. 부제는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제목을 접하자마자 "어머, 이 책은 꼭 선택해야 해!" 꺄아~~~~. 새 학기라 바쁜 일정 중에 그래도 책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카페 가서 사진도 정성껏 찍고! 자. 그럼 이 책을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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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 블루칼라 여자> 이 책은 박정연 작가님이 '남성의 일터'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인터뷰 한 책이다. 황지현 작가님의 생생한 사진을 함께 보면서 읽으니 그 현장 곁에 내가 앉아서 그녀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있는 기분이다. 인터뷰이에 맞춰 다양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지만 마지막 질문으론 공통적으로 이렇게 묻는다. "일터의 노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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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 또한 일터에서 (내 일은 블루칼라는 아니지만 스스로 가끔 전쟁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하고 있는 여성으로서 10명의 여성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힘이 되고 위로를 받았다. 각자의 언어로 다른 목소리로 말했지만 내용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여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당당하게 여자답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주눅 들지 않고 '나답게' 즐겁게 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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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특히, 용접 노동자 김신혜 님은 아들도 엄마의 직업을 본받아 용접의 길을 걷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밝히면서 "큰 상처라고 하면 큰 상처가 되지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버리면 별거 아닌 게 되더라고요. 특히 여성분들, 겁부터 먹지 말고 어떤 일이든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안 되면 말고요. 어차피 가능성은 반반이니까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힘찬 응원의 말씀이 너무 좋았다. 26년간 레미콘 차를 운전하신 70세의 정정숙 님의 인터뷰도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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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강인한 여성을 꿈꾸는, 지금 나의 일터가 전쟁터처럼 느껴지는 모든 여성 노동자 직장인들이여, 이 책으로 우리 함께 연대합시다아아아! 남녀 모두 꼭 한 번씩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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