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어떤 감정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연습
케빈 브래독 지음, 허윤정 옮김, 정우열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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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케빈 브래독 지음 / 허윤정 옮김 / 정우열 감수 / 중앙books>

 

   

 

개인평점 : 3 / 5 (★★★☆☆)

한줄평 :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감정 회복 안내서!

 

 

 

극복(克服) 말고 회복(回復)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극복 (克服) : 악조건을 이겨냄. 또는 적을 이기어 굴복시킴'의 뜻을 갖고 있다.

회복 (回復) 은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케빈 브래독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 <지큐>, <에스콰이어> 등 여러 매체에서 20년동안 전문 에디터로 일하며 화려한 삶을 사는 영국 남자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그의 삶에 우울증이 찾아오고 42살에 자살 직전, 삶의 위기에 처한다. 그 순간 그는 페이스북에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주변의 도움으로 조금씩 자신을 돌보면서 회복하고 있다.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이 책은 그의 회복 과정을 담은 글이다.

문체가 수려하다거나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정답이 뙇!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산책과 요가를 하고 책을 통해 배움을 얻고 깨닫는 과정들을 정말 솔직하게 말해 준다.

 

 

"~ 그럼 나도 한번 해볼까?"

그가 노력했던 방법을 따라 나도 같이 가볍게 시도해 보려는 마음을 먹게 해준다.

 

 

책 표지의 삽화처럼

내 감정이 넘쳐흘러도 모르고 있을 때

알고 있다고 해도 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감정 회복 안내서인 이 책을 읽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심지어 우울이나 불안이라고 알려진 것에 정답이나 치료법이 있다고 논쟁하지도 않겠다. 결국 나도 찾지 못했다. 직접 겪어보니 그런 감정들은 바다의 조류나 행성의 순환처럼 끊임없이 왔다 간다. -21p”

 

 

(나는 다시 태어나면 늘 영어 문화권의 백인 남성으로 태어나고 싶었음. 영어 외에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하고 심지어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대화도 거뜬히 해내는 이 영국 백인 남자의 스토리를 읽고 있자니 우울증은 누구에게라도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됨)

 

 

그래. 어차피 완벽한 극복은 없다.

천천히 회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나에게 만족하는 수밖에.

 

 

    

우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지금 첫 번째 제안을 하겠다. 오늘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가자.펜과 종이를 사용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 종이에 적는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해 음성녹음이나 영상 촬영으로 기록해도 된다.-45p”

 

 

좋다. 내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아래의 내용은 지금껏 일기장에도 쓰지 않았던 내 이야기 한 조각....)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은 무엇일까?

바로 숨 쉬는 것.

숨은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걸 자각하지 못할 만큼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토록 쉬운 일을 어느날 나는 하지 못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과호흡이 온 것이다.

 

 

일테면 직장 일이 힘들고, 몸이 아프고, 관계에 갈등이 생기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는데 그게 쌓이고 쌓이다가 마침내 그 상황에 압도당하고 만다. 그 결과가 바로 위기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자살 생각이 떠오르면서 '자살'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는다. -61p”

 

 

 

 

 

 

책에 나온 이 내용은 그때의 내 상황과 똑같다.

자살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한다.

이러다 큰일나겠다 싶어

마음클리닉 병원들을 알아보고 예약을 잡았다.

 

 

정신과 의사선생님께 상담받았던 날을 기억한다.

먼저, 로비에 마련되어 있는 햇살이 잘 들어오는 책상 앞에 앉아

수십 페이지 A4 종이에 내 상태를 체크한다.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얘기하다 보면 진짜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나만 힘들어하는 것 같아 부끄러워진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 어른스럽지 못한가? 소심한가? 피해의식이 있나?'

말을 하면서도 자꾸만 스스로를 검열하고 점검한다.

 

 

결국 훌쩍훌쩍 코를 팽팽 풀면서 의사선생님께 내가 건넨 말은

"선생님, 많이 힘드시죠?

저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로 찾아와서 이런저런 얘기 하고

앞에서 계속 울어대면.... 매번 이런 상담하시랴 선생님도 많이 힘드시겠어요."

대체 누가 누굴 걱정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이런 나의 성향이 스트레스를 더욱 키웠던 것 같다.

다른 사람 생각하느라 나를 돌아보지 못한 것.

내가 타인을 배려하듯 누군가 나를 알아서 챙겨주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

정작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으면서...

 

 

이 책에서 나온 여러 조언들 중 내가 뽑은 1위는 바로 '도움요청'이다.

우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내가 지금 많이 힘드니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

나의 약한 부분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다.

 

 

*이 책의 부제는 '어떤 감정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연습'이다. 이 말에 난 반댈세. 좀 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회복하면 되니까~ (양희은 선생님 버젼 : "괜찮아~괜찮아. 그럴 수 있어.")

 

 

회복으로 가는 길

    

 

책 소개로 시작했으니 책 소개로 마무리를 하겠다.

이 책의 저자는 회복으로 가는 길에서 도움을 받았던

그의 소중한 책들을 소개해 준다.

그중 나도 읽어보고 싶은 책들은 형광펜으로 체크체크!!

 

 

앞으로도 책을 읽고,

나에 대한 기록을 계속하려고 한다.

쌓아두면 몸에 염증만 자꾸 생기는 것 같아서... ^^;;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추천도서 목록들이 도움이 되기를.

덧붙여, 내 경험상 산책과 요가는 우울증에 정말 도움이 된다!

 

 

 

회복의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이 있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들을 없애려고 애쓰지 말고, 혼자서 감당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가는 편이 훨씬 더 빠른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사실을 말이다. -5p_작가의 말 중.

 

 

회복의 여정은 사람마다 달라요. 내게 회복이란, 뭐가 됐든 자신에 대해 더 좋게 느끼고 상황이 나아지게 해주는 거예요. -214p_자기 정체성을 인정한다는 것.

 

 

어느 날 아침, 회복에 대한 내 열정에 스스로 당황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느낀 압도감에 대해 푸념을 늘어놨다.

"자기 속도를 찾아."

친구는 그렇게 말했다.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뭘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307p_'빌어먹을 하루하루'의 힘.

    

    

 

=> 이 글은 성장판 서평단 활동으로 중앙books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서평의 내용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좋은 책 만들어주시는 @j__books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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