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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 창비 / 2020 >
개인평점 : 5 / 5 (★★★★★)
한줄평 : '여성'과 '연대' 이 두 단어의 연결로 강력한 삶의 힘을 나눠주는 소설.
#인생 은 파도타기
“꼭, 우리같다. 우리 인생도 파도타기 아이가. - 324p”
의병활동으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 일제시대 순사에게 맞서 싸우다 죽은 오빠,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엄마를 도와 어린 동생 둘을 돌보는 가난한 양반집 딸 버들에게 중매가 들어온다. 달랑 사진 한장으로.
사진 교환으로 결혼을 위해 하와이로 이민 온 어린 신부들을 '사진신부'라고 불렀다.
버들의 둘도 없는 친구 홍주는 시집간 지 두 달만에 과부가 되어 돌아오고, 같은 동네 무당의 딸 송화까지.
이들 셋은 낯선 땅 하와이로. 사진신부가 되어 함께 떠난다.
1910년대 이들 세 주인공이 조선을 떠나 하와이에서 겪어나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무리 수가 잘 놓였어도 피가 묻으면 쓸모 없어진다. 홍주는 잘못도 없이 한순간에 피 묻은 자수보 같은 팔자가 된 것이다. 버들은 여자 운명이 고작 자수보 같다는 사실이 억울하고 이해되지 않았다. - 15p”
#여성 과 #연대 가 보여주는 힘
“버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내 딸은 좋은 시상에서 내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 ”- 304p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여성'과 '연대' 이 두 단어의 연결로 강력한 '삶의 힘'을 나눠준다.
하와이의 환영의 꽃목걸이 레이처럼.
레이는 단순한 꽃목걸이가 아니라고 한다. 누군가를 두 팔로 안는 것과 같은 의미의 레이는 사랑을 뜻한다.
버들, 홍주, 송화 이들 셋은 각자만의 꽃이 아니라 꽃과 꽃끼리 연결되어 있는 레이처럼 서로의 삶을 단단하게 감싸안고 지켜준다. 서로의 꽃목걸이가 되어 친구의 인생길을 환대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다.
단순한 친구들의 우정을 넘어서 엄마와 딸에게까지 이어지는 연대의 힘은 이 책을 읽는 이에게도 전달된다. 파도를 온몸으로 부딪혀 세상에 맞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나아가 인생을 파도타듯 멋지게 넘어설 수 있도록 힘을 심어준다. 이 책을 미리 읽은 박서련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하와이의 꽃목걸이 '레이'를 선물받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