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인생의 길을 묻다 - 노년과 나이듦에 대한 여덟 가지 시선
어사연(어르신사랑연구모임) 지음 / 궁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이제 저역시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고 있네요. 흰머리가 말해주듯 여기저기 몸이 성한 곳이 없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부담만 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합니다. 병마로 지친 몸이 이제는 마음도 외롭고 서글퍼지는 게 저의 인생인지..답답할 때도 많았습니다. 자식들 교육시키고 결혼시키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노년에 인생의 길을 묻다]에 나오는 여러 분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누구나 늙어갈 수 밖에 없다는 자연의 진리 앞에 후회와 연민을 느끼는 사람도, 자신을 잘 다스리며 노년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칠십이 되면 신선이 될 줄 알았다는 정진홍 선생님도 이제는 메아리조차 보내주지 않는 주위에 대해 여전히 서글픔과 외로움이 엄습하고 있다는 고백, 예순이 가까워지면서 정년 퇴직으로 고민하는 오십대 가장들, 그들에게 자식은 무수익 자산일 뿐 앞으로도 계속 보이지 않는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압박, 이제는 체념이고 자존심이 모두 버려야 새롭게 살아가야한다는 한국의 아버지들의 처진 어깨가 가슴아프게 합니다. 

책에는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 생활이 많이 등장합니다. 요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바라 본 노년의 모습은 그렇게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치매와 병마로 감옥같은 생활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며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그 분들의 삶이 정말 그 분들이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질타도 나오는데, 노인들을 등급으로만 판단하거나, 본인부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입소가 불가하고, 이윤 목적의 사업성 요양시설을 건립한다는 말들을 귀담아볼 문제였습니다. 

앞으로 노년인구가 급속히 증가로 새로운 노년문화 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죽음만을 바라본다면 서글퍼지겠죠. 살아온 인생에 대해 새로운 조명을 해보고 남아있는 자신의 노년을 현명하게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책과 음반을 모으며 자족하며 사는 어르신도 계시고, 자식들에게 요구하지도 않고 형편에 맞게 생활하며, 애들 키우는데 간섭하지 않고 그저 손자손녀들 생일축하카드와 용돈을 주며, 이제는 홀로서기 연습하신다는 어르신의 말씀은 저에게 새로운 지침으로 다가옵니다.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이 있네요. 어사연 여러분의 정성스러운 글모음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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