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는 글쓰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고전

회색 노트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방황기. 로제 마르탱 뒤가르의 '회색노트'를 읽고, 문득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되새겨봅니다. 나에게도 아마도 열정을 못이겨 방황하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그 당시 저역시 세상이 혼란스럽고 집안이 어렵고 힘들어 도망치고 싶었죠. 정말 굶기를 밥먹듯이 하고, 학교 월납금을 내지못해 선생님한테 혼날때면 부모님을 많이 원망했었습니다.
 
청소년시기는 질풍노도와 같은 시절이라고들 합니다. 여기 [회색노트]에 나오는 두 주인공, 다니엘과 자크는 각각 힘겨운 시간을 보네죠. 책에서는 자세히 언급되지 않지만, 보수적인 카톨릭집안의 둘째 자크는 모범적인 형 앙투안과 항상 비교당하며 집안의 골치거리로 남죠. 이로인해 아버지가 차별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니엘은 외도하는 아버지와 마음 고생하는 어머니사이에서 고민을 하며 청소년시기를 보냅니다. 그들은 서로 편지를 교환하며 자신들의 불만을 글로서 치유해 나갑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크가 다니는 신부에게 들켜 자신이 지켜오고 키워온 비밀노트가 알려지자 둘은 가출을 결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회색노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번쯤은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써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 영혼은 치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 읽은 박미라님의 [치유하는 글쓰기]가 생각나는 대목이죠. 가슴을 담아 무의식에 남아있는 자신의 내면을 발설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두 소년 자크와 다니엘은 그렇게 자신들의 영혼, 생각을 적었던 글이었다고 봅니다.
 
또한 가출한 두 소년이 다시 집안으로 돌아왔을 때, 다니엘은 엄마의 품으로, 하지만 자크는 냉냉한 집안분위기, 엄격한 아버지를 대하고 끝내 자살을 선택하게 됩니다. 가정이 소중하면서도 가족간의 소통과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부모나 선생님이 자녀나 제자에 대한 사랑이 어떤 방향으로 할 지도 그 해결책을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합니다. [회색노트]를 통해 치유의 글쓰기를, 가족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고전을 읽게되어 가슴 뭉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