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왕 가족 - 도깨비 꼬비의 실습일기]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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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왕 가족 - 도깨비 꼬비의 실습일기
배봉기 지음, 이형진 그림 / 산하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도깨비 나라에서 온 꼬비의 서울나들이는 유쾌하지 않습니다.
현장실습지로 택한 대한민국 서울은 진짜 도깨비 소굴 같은 곳이네요.
자기 또래의 친구들을 하나 하나 만나보면서, 그 들이 겪는 고민을
듣게 되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하나같이 어른들의 욕심과 허영이
아이들의 마음을 멍들게 한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반장선거를 하기에 앞서, 경쟁 친구 엄마가 반 친구들을 피자집에
초대해서 자기 아들이 반장을 되도록 유도하거나,
같은 형제간에도 영어를 잘하고 못하냐에 따라 차별하는 모습이나,
방과후에도 학원에 가 꼼짝못하도록 잠금장치를 해놓고 실시한 체크
장치를 도입해서 감시한다거나, 심지어 자기 자식을 이유없이 때리는
부모나 어른들의 모습은 도깨비 꼬비의 눈에는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했을때, 교장선생님의 훈시를 듣고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능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학업 수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말씀를 듣고,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을 심어주고 인성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요.
아무 것도 모르고 이제부터 공부에 시달리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불쌍해보이고, 우리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영어왕 가족'은 이렇게 우리의 아픈 구석을 지적하고, 우리 아이들을
진정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반문하게 합니다.
적당한 글자 크기와 그림이 재미있게 어우려져 있어, 초등학생에게도
적당한 듯 싶은데, 아마도 아이들의 곤란한 질문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건네주기 전에 부모나 어른들이 먼저 읽어보시고,
부끄러운 어른들의 자화상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죠.
그만큼 부모들이나 어른들이 반성하고 다시금 되돌아 보아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