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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스트
김순덕 지음 / 민음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책 제목과 상관없이 보수언론의 논설위원을 지낸 저자의 견해라 어는정도 예상은 했었다. 또한 책이 출간된 시기도 보수정권인 현정부 탄생과 때를 맞춘 것도 좋아보이지도 않았다. 이 책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으로 첨예하게 나누어 질 것라는 예상도 해본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념의 장벽이 놓여있고, 대다수 국민이 경제력으로 소외받으며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저자의 너무 보수지향적이고 친미성향에 나역시 독심을 품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다시금 읽고 생각하며 우리의 현실을 냉철하게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져 보았다.
삶은 생존경쟁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삶은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우물밖 넓은 세상을 경쟁으로 살아가야 한다. 우리 생활 깊숙히 외국상품이 들어와 있고, 외국인들과 혼인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이러한 세계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라고 먼저 주문한다.저자는 글로벌제이션의 획기적 변혁은 2001년의 미국의 9.11테러와 중국의 WTO가입으로 일어났다고 한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현 수출1위, 세계의 시장이자 공장인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을 눈여겨 볼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유연성-적응력-경재력을 기본으로 돈이 될 수 있는 시장과 직업을 가지고 재능을 키우라고 한다. 중국이 할 수 없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외국 선진국의 중산층이 할 수 있는 일을 오프쇼링(아웃소싱)해서 일자리를 획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속에는 세계의 흐름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도록 시사,경제,금융,교육 문제들이 잘 나와있는 점이 강점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자본주의를 개방하면서 민주주의는 억압하는 공산당 독재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요즘 잘 나가는 장하준 교수의 견해를 반박한 대목도 나온다(p196~8)
다만 불만인 점은 이러한 세계화속에 적응못했던 지난 정부를 이념논쟁하듯 심하게 비판하고 있는점이나 다양한 의견마저도 남의 발목을 잡는다고 표현하고 방글라데시에 가서 살라는 표현들은 듣기 거북했다. 이 세상에는 가난해도 성공하지 못해도 자기 신념을 가지고 이웃과 오손도손 인정을 나누며 사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말한 유연성과 적응력과 경쟁력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이나 실천적 내용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윤석철교수의 환경적응 방법을 소개하면- 이에는 먼저 전략수립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전략은 프론티어전략과 지속가능한 전략으로 구분되는데, 블루오션개발은 처음단계에서부터 찾기힘든 어려운 점이 있고, 지속가능한 전략은 기존단계를 지속하려면 이제는 상대방에 대한 LOVE만으로는 안되고, 상대방이 LIKE하고 NEED할 수 있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겸허한 감수성과 올바른 문제의식에 기초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점이 구체적인 유연성과 적응력의 방편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요즘 우리나라의 젊은 사람들이 해외로 이민하거나, 도시가 싫어 농촌으로 귀농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지독한 경쟁체재와 출세 지향주의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와 개방이 대세라도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도록 개인이나 국가가 노력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한다. 상위 몇%만 잘 살아서는 사회통합은 이룰 수 없다. 경쟁도 좋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않은 사회속에서 진정한 경쟁력이 나올리도 만무하다. 저자의 견해에 공감하면서도 다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내일에 대한 희망이나 이상을 가질 수 없는 사회라면 모두가 자멸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저자는 이런 환상을 버리라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