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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맨, 천국을 만나다
다니엘 타멧 지음, 배도희 옮김 / 북하우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덮고나서 원주율 값을 찾으려고 인터넷 정보검색을 먼저 했다.
다니엘 타멧이 청중앞에서 5시간 9분동안 한번의 실수없이 암송하는
모습이 손에 땀이 나듯 긴장되고 나에게는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니엘이 암송한 2만 2514개의 원주율 소숫점이하의 숫자를 모두
보고 싶었지만,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천자리까지 나와있는
숫자였다. 그래서 파인먼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니엘은 어려서 간질을 앓아서였는지, 좌뇌가 손상된 반면에 우뇌가
발달하여 감정,공간,수리능력과 언어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숫자에
천재적 재능을 보이고 10개국 언어에 능통하며 '맨티'라는 자신만의
언어도 만들었다. 소나무를 뜻하는 핀란드어에서 유래된 말로 우정과
공동체를 상징한다고 하니 가슴 따뜻한 다니엘을 엿볼 수 있었다.
'야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자폐증을 가진 다니엘은 집중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적 적응력이 떨어져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면 불안이
극도로 심해진다. 천재성과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을
닫고 고독과 광기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면에서
다니엘은 주변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쉼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우리사회처럼 사회적 편견이 심해 한사코 숨기는 질병이 '간질'인데
'간질'은 대뇌속에서 과도한 전기에너지가 발생하여 생기는 질병으로
정신질환도 아니고 유전질환도 아니라고 한다. 현재 국내에는 40~50만
간질환자가 있는데, 천형이라며 사회적 냉대가 심하다. 특히 아직도
우리 주변의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많은 아이들은 천재성에 대한 관심보다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 더욱 고통을 받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다니엘은 희망의 푸른하늘을 그려나가기까지 부모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그의 용기있는 도전이 필요했지만, 이제 우리도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마음과 제도적 여건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책 통해 다니엘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책을 읽으면서 나태하고 한심한 나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었다.
만날 수는 없지만 다니엘에게 다시한번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