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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 한편에 꽂혀 있는 책 한권이 마음에 걸린다.
숙제는 꼭 해야 할 일이고. 남에게 진 빚도 갚아야 한다.
올해가 가기전에 해야할 숙제와 빚을 정리해야만 했다.
그래야 그분이 베푼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서...
이렇듯 일의 끝이나, 사유(마음)의 지꺼기는 말끔해야 한다.
노교수의 이번 철학서를 읽으면서 할아버지 앞에서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철학이 어렵기는 하지만, 세상사 인생사를 반추해가며
설명해주는 논리는 명쾌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주어진 논제에 서둘러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떤 주제는 정답도 없이 그냥 끝을 맺고
독자가 알아서 생각해보라고 한다. 답이 없어서 일까?
고희를 넘어선 연륜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책의 내용이 기고한 내용을 모은 것이라 연관성은 떨어지나,
하나 하나 주제가 우리의 사고 확장에 촉매역할을 한다.
1부에서는 개인의 실존적 선택에 관해 이야기를 해준다.
끊임없이 방황하며 고독한 인간상의 모습들속에 순간 순간
선택과 책임이 뒤따른다. 어디론가 도망이라도 가고 싶을 정도로
삶의 생존경쟁은 숙명이고,살아남기 위해 부끄럽고 수치로울 정도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어떤 가치기준에 의해 선택해야 하나? 저자는 실존적 인간의 선택은
항상 불안을 동반한다. 칠흙같은 깜깜한 밤에 지도한장없이
길을 찾아서야 하고. 아떤 길을 선택해야하는지 알수 없다.
그러한 선택은 지금까지 없었던 상황에서의 선택이며,
그 모든 선택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한번 시도해서
성공했어도 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확률의 게임만 존속할 뿐이다.
2부에서는 사회의 문제에 관한 철학적 사색이 이어진다.
악법도 법인가, 전쟁의 불가피성, 동물학대, 사회전반의 불공정성.
노교수는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해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섣불리 해답을 기대해서는 오산이다.
하나 하나 본질을 접근해가면서 사고의 혼돈을 걷어내고
올바르고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이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용의 덕을 제시해주고
때로는 사회구성원의 실천적 노력도 강조한다.
책을 많이 본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철학을 하면
굶어죽기 딱 좋다고 한다. 그러나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우리네
인생을 후회없이 살기 위해서는 우리를 인도할 나침반이 필요하다.
길을 떠나면서 네이게이트를 가지고 가면서, 하물며 인생의 긴 여정을
빈손으로 떠날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