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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평점 :
떡볶이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하듯, 나한테도 추억이 가득한 음식이다. 학교 끝나고나서나 학원 쉬는 시간에 자주 먹었던 이 음식은 대체로 컵떡볶이로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컵떡볶이 하나에 500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그런 소소한 음식을 먹는 게 낙이었던 거 같다. 지루한 수업을 듣다가 먹는 컵떡볶이가 참 맛있었던 거 같다.
사실 초등학교 때 그렇게 좋은 추억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때 알던 친구들하고는 연락 끊긴지 한참이고 게다가 한창 종합 학원을 다녔을 때였다. 그래서 그냥 힘들기만 한 줄 알았는데 떡볶이 하니 초등학교 때가 아련하게 떠올라서 '아, 그 시절이 그렇게 재미없기만 했던 시절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컵떡볶이 하나에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던, 그 당시의 순수한 마음이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왜 아련하면서도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표지도 하필 내가 좋아하는 핑크색...에다가 표지 디자인도 너무 예쁜 거 아니냐며ㅠㅠ 내지 디자인도 너무 예뻐서 소장용으로 갖고 있기 딱 좋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서평이 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무튼 큼큼. 단편 소설집은 어떨까 궁금해서 더욱 읽고 싶었던 거 같다. 단순하지만 표지 예쁨+소재가 떡볶이임+게다가 소설이네=읽자! 가 되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들었던 생각은 떡볶이에 이렇게 다양한 맛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었다. 어떤 이야기는 귀엽고 웃으면서 보게 된다면, 다른 이야기는 정말 마음 아파하면서 보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공감하면서 보기도 하고 그랬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떡볶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정말 인상 깊었다. 쓰시는 작가분께서 참 많이 힘드셨겠다 싶었다. 뉴스 틀면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사건을 다루어서 같은 여성으로서 정말 가슴 아파하면서 읽었다. 떡볶이에 정말 쓰디 쓴 쓴맛도 있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려 왔다. 만약 해당 작가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당신께서 보듬어주지 못하는 수정이를 내가 깊이 안아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수정이를 잊지 않겠다고도. 그러니 수정이한테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정말 다양한 맛의 떡볶이가 있어서 다른 독자들도 즐거워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떡볶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냐고. 아마 이 책 이후의 이야기는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감명 깊게 읽었다.
-책을 제공해주신 수오서재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