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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와인! 평소에 맥주파로 살아온 나로서는 소주만큼 잘 먹지 않는 게 와인이었다. 그나마 소주는 말아서라도(^^;;) 먹었는데 이상하게 와인에는 별로 손이 가지 않았다. 딱히 별 이유는 없고 그냥 먹던 거 먹다 보니 그게 맥주였던 거 같다.
그런 내가 와인을 오랜만에 마시게 된 건 한 영화 때문이었다. 바로 <비포 선라이즈>인데, 두 남녀가 프랑스 한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 해가 뜰 때까지 함께 여행하는 영화이다.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찜을 해 놓았는데 거한 야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를 냠냠 먹으면서 밤에 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때 생각난 게 와인이었다. 이상하게 이 영화를 볼 때는 와인을 먹고 싶어서 편의점에서 뚜껑 돌려서 열면 되는 작은 와인 세 병 사서 집으로 왔다.
정말 와인과 딱이었다. 잔잔하면서도 감정이 잘 녹아든 영화에 와인이 딱 어울렸다. 아마 맥주나 소주를 마셨으면 그 느낌이 안 났을 거 같다.
그래서 그런가. 이제 마트나 코스트코 이런 데 가면 와인에 한 번씩 눈길을 주게 된다. 이 책을 보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와인 뭔가 있어 보여!'라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기도 했고, 표지가 예뻐서, 판형이 예뻐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등등 나이값 하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System: 이 문장을 출판사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암튼 펼쳤더니 내용이 어렵고 딱딱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편안하고 어려운 부분도 없었다. 어렵다면 와인 이름이 어려운데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이 책은 '나는 말이야~ 와인을 이만큼 알아!' 이런 책이 아니라 제목처럼 '내가 와인을 진심 너무너무 좋아합니다'라고, 소위 말하는 '덕후력'을 뿜뿜하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사람 와인 덕후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거 같다 ㅎㅎ 무엇보다 저자가 가성비 위주로 알려 주는 게 좋았는데, 책의 설명을 빌리자면 [코로나 이후로 힘들어진 프리랜서로서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인을 소시민, 서민이라고 칭하며 세세하게 와인을 잘 고르는 법을 알려 주는데 자세도 '이 몸이 친히 너희에게 알려준다'가 아니라 '내가 이만큼 호구짓을 했으니 여러분이라도..'라는 느낌이 강하다.
알짜배기 정보들이 들어 있어서 어디가서 아는 척을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ㅎㅎ 저자분만큼 경험이 많지 않아서 선택하는 데 많이 능숙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마트에서 아예 와인 백지처럼은 안 보일 거 같다.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용기를 주는 책이다.
경제적인 여건이나 기타 다른 문제로 취미에 돈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본다면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는 바로 내 얘기>< 다이어리 꾸미는 취미가 있긴 하지만 나보다는 통 크신 거 같아서 보면서 왠지 모를 대리 만족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이분...글 잘 쓴다...! (웹소설 피디의 직업병이 도지는 중)
저자 자체도 글을 잘 쓰시는 거 같고, 편집자 분들도 쩌시는 거 같다. 문장이 어찌나 매끄러운지. 역시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카더라.
종종 가족 이야기도 나오는데 두 따님이 있으신데..귀...귀여워!
큼큼.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와인에 대해 아는 척은 하고 싶은데, 혹은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은데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책은 싫다 할 때 딱이다. (무엇보다 문장이 좋다니까요!)
두께도 두껍지 않고 분위기도 무겁지 않다.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의 ',' 뒤에 작가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는데 그게 이 책이 되시겠다!
저도 이 책에 무척 진심이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그럼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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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