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듬기 - 일상을 깨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법
히로세 유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수오서재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살면서 딱 느낀 것은 내 마음이 지옥이라면 어딜가나 지옥이라는 것이다. 내가 설령 비행기 1등석에 탄다고 해도, 그토록 가고 싶었던 나라를 여행한다고 해도 내 마음이 지옥이면 어떤 좋은 곳에 있어서도 지옥일 것이다. 그래서 20대 중반에 접어드니 내 마음을 잘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다만 이건 혼자서 하긴 어렵다. 주변의 조언이 필요할 때도 많고 어떤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히로세 유코의 <가다듬기>는 그런 내게 시기에 맞춰 마음을 가다듬는법을 알려준 책이다.

이 책은 언스플래쉬에서 이미지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더 빠져서 읽을 거 같다. 그만큼 감각적인 사진들이 많이 나온다. 책 곳곳에 자리한 여백이 날 대신해 숨을 골라주기도 하지만 세련되고 고요한 사진들이 그 틈새로 나에게 위로를 전한다. 글을 따라 책에 빠져 들다 보면 사진에도 흠뻑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제목이 '가다듬기'라 그런지 몰라도 머릿속에 오랫동안 담아두고 픈 구절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지금 이곳에 집중할 것'에 나오는 구절이 있다.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나'라는 사람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과 이어진다. 일할 때는 일에, 요리할 땐 요리에, 청소를 한다면 청소에, 누군가를 만난다면 만남의 시간에, 온전히 의식을 집중하자. 우리는 눈앞의 무언가를 하면서도 다음 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구절은 딱 나를 저격한 말 같아서 기억에 남았다. 본디 나는 잔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A 업무를 하면서도 B업무를 걱정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업무 효율은 떨어졌다. 쉴 때나 친구랑 놀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하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마음 상태가 좋을리가 있나. 컨디션은 안 좋아지고 몸도 지쳤다.

그래서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마음 가다듬기'라는 거에 난 동의한다. 그 순간에 충실할 때 마음은 치유받고 그 치유함으로 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내 마음에 스며든 챕터는 '기쁨이 느껴지는 물건을 사용하라'이다.

"손을 들 때마다 기쁨이 느껴지는 물건이 있다. 그런 물건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행동은 그 공간에 영향을 미친다. 정성스럽게 다루면 정성 가득한 공기가 자리에 감돈다. 좋아하는 물건을 사용하면 그 마음이 공간까지 전해진다."

"마음이 춤추는 물건, 소중히 아껴 쓰고 싶은 물건은 사용하는 사람의 몸가짐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사소한 기쁨은 일상에까지 번기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공감하는 구절인 게, 평소에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해서 잡화점에 가서 클립이나 메모지를 사는 걸 좋아하는데, 예쁜 배지를 가방에 달거나 귀여운 클립을 서류에 꽂아넣으면 이상하게 안 그럴 때보다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그 물건을 곁에 두고 있으니 자연스레 그 물건과 가까이에 있는 물건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기분이 훨씬 상쾌해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였다. 그래서 안 그래도 요즘에 소중한 물건을 많이 만들어야 겠다고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으니 공감이 많이 됐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깔끔하고 편안한 책이다. 마음이 편해진다.

인터미션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을 제공해주신 수오서재에게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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