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식빵 공장에서 일하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이 고양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식빵으로 아침을 떼운 뒤, 식빵 버스를 타고 식빵 공장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고양이 제빵사들은 '꾹꾹이 반죽'으로 빵을 만들죠. 따끈따끈! 식빵이 맛있게 구워졌는데요. 앗! 근데 다른 식빵 사이에서 유달리 눈에 들어오는 빵이 있습니다. 사실...이 식빵 공장에는 비밀이 하나 있어요. 그 비밀은 바로...

'우와!'
'식빵 고양이의 비밀'을 택배로 받았을 때 절로 감탄이 나왔다. 표지와 식빵 공장에서 일하는 고양이들의 갖가지 일상을 담은 일러스트가 너무 예뻤다. 오죽하면 이 책을 받고나서 든 생각이 '다른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였을 정도. '책이라면 자고로 글자가 빼곡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만족할 듯 했다.

요즘 에세이들은 꽤 진지한 것부터 동화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책까지 정말 다양한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어른에게 줘도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귀여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동화 같은 에세이라고 해서 유치한 것도 아니고, 마냥 휙휙 넘겨버릴 정도로 알맹이가 없는 책도 아니다. 게다가 고양이라니! 예쁜 일러스트와 몽글몽글한 묘사는 절로 마음을 힐링시킨다.


집에 새 오븐이 들어온 이후, 엄마는 자주 빵을 만든다. "빵을 만들 때 책이랑 같이 찍고 싶어!"라고 했더니 흔쾌히 도와주었다. '엄마의 식빵'과 시간을 함께한 '식빵 고양이의 비밀'. 이 추억을 기록할 겸, 책과 같이 온 스티커도 사용해볼 겸 다이어리 꾸미기에 돌입했다.


말랑하고 포근한 (고양이)식빵 공장 이야기!
주로 글자만 빼곡한 책만 읽다가
가끔 이렇게 동화 같은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행복해진다.

"엄마의 식빵과 함께하는 식빵 고양이의 비밀"
언젠가 이 빵을 들고 고양이들의 비밀스러운 티타임에
초대 받았으면!


부족한 미적 감각으로 열심히 해보았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ㅠ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던 건 사실이었다. '식빵 공장'만큼이나 말랑말랑한 여운을 남기는 고양이들의 '비밀스러운 티타임'에 초대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러스트가 캐릭터의 귀여움에 힘을 실어준다.

옛날에는 글자가 많은 책이 책값을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책을 읽는 범주를 넓혀갈수록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이 책은 그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햇빛이 쏟아지는 아침이나 낮에도, 도시의 불빛에 달이 모습을 감춘 밤의 시간에도 읽기 좋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고요한 밤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아기 고양이들은 모두 잠들었습니다.
고로롱 코 고는 소리만 간간이 들립니다.
이처럼 조용하고 고독한 시간이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