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작 <참(站)>을 비롯해 2020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표제작 <다른 세계에서도> 등 총 8편의 단편에는 사회 역사를 관통하는 윤리적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동성애와 생활동반자라는 새로운 가족의 개념과 의료인의로서 경험한 글쓰기의 경계를 생각해보게 하는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
낙태법 폐지에 따른 여성의 임신 또는 임신중지에 대한 자기 행복추구의 의미를 새롭게 고찰하게 하는 <다른 세계에서도>
만화 캐릭터 라이파이를 통해 가녀린 영웅의 대담한 발차기를 통해 진정한 어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라이파이>
소외되는 탈북귀순 의사의 집념과 코로나 상황의 접목이 인상적이었던 <부태복>
술술 읽어갔지만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던 사랑의 계급성을 다룬 <컨프론테이션>
산업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고도 철저히 감춰지는 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눈빛이 없어>
1980년대 5.18 역사의 참상 속에서도 난무했던 여성혐오, 그때의 여인들은 지금 잘 살고 있을지 보듬는 <너를 따라가면>
구금시설에서의 선의를 빙자한 암묵적 폭력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참(站)>
다양한 현실의 문제를 예리하게 응시하는 작가의 사회인식이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