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시 100선이 추가된,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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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고뇌와 방황을 어루만진

영혼 성장의 기록

 


10대에 읽은 <데미안>은 '데미안'이라는 인물 한 사람과 '새는 알에서~ '로 시작되는 문장의 기억 정도만 남겼을 뿐이었다.

40대의 두아이의 엄마가되어 읽어본 <데미안>에서 '싱클레어'의 존재를 떠올리며 그의 성장과정을 뒤따라갔다.

 

 

 


 

흥미롭게 소년시절의 싱클레어의 삶을 따라가다 중반부 <야곱의 싸움>을 넘어서면서부터 난해해졌다.

이야기가 막을 내린 후 묵직해진 머리를 가다듬으며 싱클레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그의 소년시절부터 청년기까지의 고뇌와 방황을 음미해보았다.

싱클레어는 빈부의 차이가 교육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 시대에 부유층 자녀로서 안정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지만, 한 순간 실언으로 평민층 아이에게 고삐가 묶여 노예가 된 기분으로 암울하게 소년시절을 보낸다.

밝고 안정적인 세계와 어둡고 불안정한 세계의 공존을 한 시기에 경험하며 가족에게도 말 못한 채 침울하게 살아가던 그 시기, 데미안을 만나면서 구속에서 벗어나 영혼의 자유를 얻는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의 표정과 행동에서 동급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신적 위엄을 느끼고,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 들려 주는 데미안을 통해 단편적이고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이면을 보는 능력에 감화된다.

데미안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편 열패감 같은 게 작용해 한동안 데미안을 잊은 채 살아가기도 하지만 끝내 그를 다시 찾게 될만큼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이상적 자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자신이 가진 양면성 중 불온한 욕구 욕망을 실천에 옮겨보기도 하고, 충족되지 않는 허무함으로 다시 신성한 세계를 지향하며 정신적 방황을 거듭한다.

그런 싱클레어에게 다가온 의미있는 편지!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버둥거린다.

그 알은 새의 세계다.

알에서 빠져 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은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 한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시적인 이 문장들!

자신을 둘러싼 단단한 껍질 속에서 안락함을 보장받지만 그 안에 갇혀서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가 없다.

그 껍질을 깨고 나와 '아브락사스 신'이 의미하는 선악이 공존하는 세상과 부딪치며 성장해 가야 함을 넌지시 암시해주고 있다.

이렇듯 성장은 부딪치고 부수어지며 겹겹의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싱클레어는 성적으로도 고뇌하며 성숙한다.

꿈속에서 늘 자신을 고양시키던 여인을 현실속에서 만나 뜨거운 연정을 품지만,

이룰 수 없는 그 사랑을 닿지 못하는 거리에 있는 별에 비유하며 안타깝고 숭고하게 승화시킨다.

정신적 고뇌와 방황 속에서 '데미안'이라는 인도자를 만나 성숙해진 싱클레어!

삶의 여정에서 영혼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그런 '큰 사람'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스페셜 에디션답게 헤세의 영혼의 시 100선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것은 이 책에서 누리는 또 하나의 멋진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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