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 140주년 고급 벨벳 양장본 최신 원전 완역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가영 옮김, 최행규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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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보편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삶을 구원할 수 있기를.....

 

 


 

2021년 1월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도서는 '도스토 예프스키'의 역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다.

올해 첫 고전으로 접해본 이 책은 1권 616쪽, 2권 879쪽으로 분량이 어마어마해 정말 고전하는 자세로 시간과 정신을 쏟았다.

총 4부 12편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분량에 관계없이 하루에 1편씩 쪼개읽기 한 후 중간리뷰를 작성해가며 내용을 되새겼다.

그래서 총 13만에 두 권을 완독했다.

 

너무도 길고 입에 붙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주요 명칭만 떼어 기억하니 1권 초반을 넘어서자 어려울 게 없었고, 자연히 2권에서도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지나치게 자세하게 장광설로 이어지는 인물드의 대사에 중간 중간 까무룩 까무룩 흐름을 놓쳤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기도 했는데, 전체적인 서사를 이해하는데 불편함이 없을만큼 번역이 잘 와닿았다.

최신 완역본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로 감사하다.


 

1권은 주요 등장인물이 소개되고 주요 사건인 아버지와 첫째 드미트리의 갈등이 전개되고,

2권은 갈등의 양상이 심화되어 급기야 아버지가 살해된 후 법정 공방을 벌이는 과정이 첨예하게 그려진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주요 사건이 펼쳐진 기간이 따지고 보면 3일에 불과한 데 작가가 그 기간 각 인물들의 서사를 엄청난 양으로 핍진하게 서술했다는 것이다.

치밀하게 사유하고 통찰하고 구상하지 않고서는 그 방대한 분량을 창조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작가를 향한 경외심이 고양됐다.

그리고 2권에서는 1권에서 보여진 인물들의 다면적인 특성이 부각된다.

아버지의 외양적인 행동을 그대로 닮은 듯 방탕하고 충동적인 모습으로 얄밉고 한심하게 느껴졌던 드미트리에게서 어린시절 선한 천성과 양심에 자책하는 모습들이 부각되면서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연민이 일었다.

무신론자로서 냉철한 이성으로 자긍심 넘치고 고결한 삶을 사는 듯 했던 이반이 섬망장애를 얻어 자신의 정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그의 고독한 내면이 더욱 부각되어 안타까웠다.

온화한 성정으로 모든 사람에게 선한 사랑을 베푼 알렉세이는 두 형의 절망적인 결과 앞에서 둘을 위해 기도하며 따뜻한 형제애를 거두지 않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타인의 고통에도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쏟는다.

인류 보편적인 사랑의 실천을 강조했던 조시마 장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대지에 대한 입맞춤'을 실천한 것이다.

알렉세이로 인해 극과 극의 성격으로 조화되지 않을 것 같았던 드미트리와 이반도 작품 말미에는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형제애를 보여준다.


 

작품에서는 추악하고 무책임하고 매정한 아버지와 각기 성격이 다른 세 아들을 통해 부자관계, 형제관계 등 가족 내의 관계에 대해서도 천착하고 있다.

이미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표도르에게 또 다시 원망의 화살을 쏘는 것이 소용 없는 일이지만,

한 생명을 창조한 부모로서 그에게 부족했던 덕목은 여전히 많이 아쉽다.

제대로 된 양육과 사랑을 받지 못해 한쪽으로 기울었던 자식들의 비극은 드미트리와 이반을 통해 극대화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하는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한 용서, 사랑, 신뢰를 통해 다시 삶을 구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에게 닥친 고통과 불행은 사랑과 믿음, 용서로 얼마든지 구원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책의 첫 페이지에 적힌 요한복음의 글귀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

도스토예프스키가 하고자 하는 말을 함축하고 있는 구절이다.

나로 태어나 나 혼자로 돌아가지 않고,

타인과 세상을 향한 인류 보편적인 사랑과 믿음을 실천해

삶을 구원하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1회 완독으로 작품의 의미를 깊게 헤아리기에는 아직 나의 소양이 많이 부족하다.

고전은 오래 오래 소장하며 재독하여 의미를 되새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만큼

140주년 기념 완역본으로 출간된 고급스런 벨벳양장의 <카라마조프가 형제들>을 어느 날 다시 펼쳐보고 싶다.

 
<리딩투에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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