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조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관료는 바로 사임되고 내각은 독식화되었다.
시민들이 항의가 날로 거세지자 4년 전 백색실명과 현재의 백지투표 행위를 교묘하게 연결시켜 시위주모자 격의 희생자를 만들어낸다.
불행하게도 희생자로 타겟이 된 자는 4년 전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는 의사의 아내'였다.
정부는 없던 죄도 만들어내 사태를 종결지으려 하고, 결국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다.
정부의 명령을 거부한 고위경찰관과 4년 전 눈먼자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핀 의사의 아내는 그렇게 잔혹하게 희생된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는 '진정 눈멀지 않은 사람'의 상징이었다.
진정 눈멀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독단과 아집으로 무장한 정부는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눈뜬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희생시킨다.
볼 수 있지만 눈먼 사람들, 죽 눈은 떴으되 장님인 정부로 인해
세상은 다시 또 눈먼자들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