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하여 : 1979~2020 살아있는 한국사
김영춘 지음 / 이소노미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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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희망으로!

과거의 아픔과 고통을 바로보고 내일의 희망을 얘기하는
1979~2020 살아있는 한국현대사이야기

 

2020년 한해를 마무리할 즈음 1979~2020 한국현대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만났다.<고통에 대하여>라는 책 제목에서 각 시기마다 있었던 시대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 했다.

박정희정권 독재를 규탄하는 첫 시민항쟁이었던 1979년 10월 부마항쟁부터 이야기는 시작해서 문재인정부 탄생 이후 저자가 바라본 미래지향적 전망을 끝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부마항쟁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되자 이어서 전두환을 주축으로 신군부정권이 들어선 후

1980년 광주에서는 잊을 수 없는 잔혹한 학살사태가 발생한다.

당시 독재를 규탄하는 두 거목의 정치지도자 김영삼과 김대중이 분열되지 않고 뜻을 합쳤다면 신군부의 망령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회고하는 저자의 말에 가슴을 쓸었다.

돌이킬 수 없는 가슴아픈 역사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상처를 남긴다.

 

5.18 광주민주화항쟁 이후 정치인, 학생 모두 독재에 저항하는 운동을 전개한다.

7년의 시간이 흐른 후 많은 사람의 희생 끝에 1987년 새 헌법이 만들어지고, 1987년은 민주화 원년으로 기록된다.

 

이 책을 통해 가장 놀라운 인식의 변화가 있었던 점은 김영삼 대통령을 보는 시각이었다.

내 기억 속 김영삼 대통령은 IMF 국가부도사태를 초래한 대통령으로 각인돼 실패한 대통령이란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가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과정,

대통령이 된 후 단호하고 엄정하게 독재의 잔재를 청산한 일,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 공개 등 부패없는 깨끗한 정치 기틀을 마련한 점은

거룩하고 원대한 업적으로 가슴에 새겨졌다.

 

뒤 이은 김대중 정부 외환위기 극복 및 남북한 평화관계를 위한 햇볕정책 추진,

노무현 정부신행정수도 이전 및 공기업 지방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

주요 업적으로 남았다.

하지만 좋은 정부였음에도 지역주의정치, 경제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어

계파정치, 사회 불평등을 야기하였다.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던 이명박 정부 역시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을 위한 정책을 펴고

4대강 사업 추진으로 막대한 예산을 토목공사에 치중하는 등

사회불평등이라는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어떠한가!

세월호 참사,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꾸로 회귀하는 역사의 과오를 남겼다.

 

그리고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부분이 지극히 협소한 점은 못내 아쉬웠는데,

아직 끝을 맺지 못한 정부에 대한 거시적 평가를 내리는 게 무리였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고통을 희망으로 바꾸는 일이다.

각 시대의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저자가 '희망에 대하여'라는 챕터에 언급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방경제 살리기 부분은 상당히 설득력있고 의미있게 다가왔다.

서울공화국 현상을 탈피해 전국 각 지방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정치가와 행정가의 역할일 것이다.

저자가 해수부장관 역임시 추진했던 <어촌뉴딜사업>

부산 울산 경남권 경제성장을 위해 제시한 <부울경 메가시티론>,<가덕도 신공항 건설>추진 계획은

서울집중현상을 해소하고 국제적 교류를 증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 부분의 내용이 책의 전체적 맥락과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져

별도의 책으로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저자 김영춘은 최근 문재인정부에서 해수부장관과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한 인물로,

그의 정치 인생은 김영삼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보여지는 카리스마는 약했지만 소신과 단호함으로 문민정부를 이끌었던 김영삼 대통령의 업적은 앞서도 확인했다.

저자는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소신,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정치철학을 뿌리깊게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계 범여권 인사지만 당리당략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으로 성과를 보여주는 멋진 정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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