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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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폭력에 짓눌렸던 한 소년의

내면의 자유를 찾아가는 기적 이야기

 

                          

성장소설이 주는 감동을 참으로 좋아한다.

서문에 적힌 밤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새벽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으며 어떤 서사가 펼쳐질 지 기대감을 가득 안은 채 소설을 읽어나갔다.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미짓'이 동생을 증오하는 형이 붙인 멸칭으로 '난장이'라는 멸시와 혐오를 담고 있어 안타까웠다.

주위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친절한 형의 얼굴을 하지만 미짓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해 밤마다 미짓의 숨통을 조이는 형의 이중성으로 인해 도입부부터 내내 긴장감이 흐른다.

더 안타까운 것은 미짓이 말도 하지 못하고 글씨도 서툴고 숱하게 발작을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미짓의 병은 형의 폭력으로 더 심해졌던 것일까!

남도 아닌 가족에게 교묘한 폭력을 날마다 경험한다면 그 공포가 어떠할 지 미짓이 너무 애처롭다.

그런 미짓에게는 항해를 하고싶은 꿈이 있다.

날마다 조선소에 달려가 작업이 덜 끝난채 방치된 요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런 미짓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요트의 주인인 노인이 기묘한 기적의 힘을 미짓에게 전해주며 요트 이름을 '미러클 맨'이라 지어 미짓에게 남기고 떠난다.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고, 완전하게 그리면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미짓은 노인이 남긴 말대로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원하는 그림을 그려 드디어 미러클 맨과 함께 요트경기에 나선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기적적인 우승을 거둔다.

이게 좀 과장으로 느껴지긴 했는데 스스로를 압도하는 놀라운 힘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경기에서 우승의 자리를 뺏긴 형은 더 심하게 미짓을 괴롭히고, 결국 죽음 직전까지 몰아간다.

더이상 형에 대한 증오심을 잠재울 수 없게된 미짓은 자신이 가진 신비한 기적의 힘을 '형의 죽음'에 사용한다.

그리고 미짓의 뜻대로 형은 생과 사의 경계에 서게된다.

뒤늣게 모든 진실을 알게된 아버지와 미짓의 소울메이트 제니는

그동안 미짓이 겪었던 불안과 공포를 다독이며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형에 대한 증오심을 내려놓기를 부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쉬워

하지만 살다보면 싫어하는 것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어

네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어했던 부분이 무엇이든지간에

                          

미짓은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선택을 한다.

마지막 선택을 하기전 미짓의 모습이 책 표지와 같지 않았을까!

미짓의 마지막 선택에 가슴아팠지만

작가의 말을 통해 그 선택이 미짓이 처음으로 온전히 스스로를 통제하며 했던 선택이었음을 받아들인다.

자신의 장애와 형에 의해 억압당했고,

기적의 힘을 가진 후로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을만큼 그 힘에 압도되었던 미짓이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음을........

기적은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힘이 아닌 스스로를 통제하고 지지하는 '자유'와 '선택'의 다른 이름이었다.

슬프지만 가슴 따뜻한 미짓의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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