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활동하는 동인은?



2000년대에도 '문학동인'이 활동할까? 최근 발간된 시집을 들춰보면 그 대답을 쉽게 알 수 있다. 시힘과 더불어 80년대 결성된 시동인 '21세기 전망'은 진이정, 박인택, 유하, 함민복, 차창룡 시인이 결성을 주도했다.

1996년까지 동인지 5권을 내고 휴지기를 보내다 2007년 성기완, 강정, 황성희, 이용임, 조인호 등 젊은 시인 5명을 영입해 활동 중이다.

이 5명의 시인을 포함해 윤제림, 허수경, 함민복, 박용하, 차창룡, 함성호, 이선영, 김소연, 심보선, 윤의섭, 연왕모 시인 등이 현재 활동 중이다.

1999년 권혁웅 시인 등이 주도해 만든 '천몽'은 2000년대 젊은 시단의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시동인이다.

고찬규, 김언, 김행숙, 박해람, 배용제, 손택수, 유종인, 이근화, 이기성, 이장욱, 정재학, 조연호, 진은영, 진수미 등이 멤버. '천몽'과 더불어 2000년대 미래파 논의의 중심에 섰던 시동인 '불편'은 2002년 결성된 모임이다. 안현미, 김근, 이영주, 김경주, 김민정, 김중일, 하재연, 장이지 등이 활동 중이다.

2002년 신동옥, 박장호, 서대경, 황성규 등 한양대 재학생 4명의 시공부 모임에서 출발한 '인스턴트'는 이후 강성은, 김안, 이혜진 등 멤버를 영입하며 현재도 활동 중이다.

소설가 이승우씨의 권유에 따라 2000년 가을 결성된 '작업'은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소설 동인이다. 신승철, 김도연, 양선미, 권정현, 한차현, 김문숙, 구경미, 김도언, 원종국, 한지혜, 오현종, 김숨 등 1990년 초반에서 2000년 초반에 등단한 열두 명의 개성 넘치는 작가가 활동한다.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을 갖는 멤버들이 모인 것이 특징이다.

'루'는 소설, 시, 회화 등 장르를 넘어 결성된 동인이다. 2007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텍스트를 시도하는 작가들로 결성된 이 모임에는 소설가 김태용, 한유주를 비롯해 시인 이준규, 최하연, 미학자 이두성, 화가 허남준 등이 활동하고 있다.

'대충'은 2008년 결성된 소설가, 평론가 모임이다. 소설가 정영문, 박성원, 안성호, 평론가 김형중, 손정수 등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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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각색'이란 꼬리표를 달고 태어난 연극, 영화, 뮤지컬, 드라마의 90%이상은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 <300>부터 <식객>과 <타짜>까지 만화를 원작으로 한 몇몇 영화도 선보인 바 있지만, 문학은 영상, 공연예술의 화수분으로 역할 했다. 그렇다면 문학계 전문가들이 영화,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하는 작품은 뭘까?

문학․출판계 관계자들에게 공연계가 '놓쳐서 아까운' 한국문학을 물어보았다.

작품성 먼저 보는 소설가

백가흠 소설가가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작품은 전성태의 소설집 <늑대>. 이 작품집에 실린 9편의 단편 중 6편이 몽골을 배경으로 쓰였다. 이 6편의 작품을 옴니버스식으로 만든 영화가 기대된다고.

"몽골은 한국의 현대화 초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자연이 갖고 있는 평원과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가 극명하게 비교되기도 합니다. 그 사회의 3,40년 후 모습이 우리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고요."

작가는 실제로 영화사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인공은 코믹하면서도 주제의식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 작가와 같은 분위기의……. 이문식 씨가 어떨까요?"

전성태 소설가는 이승우 작가의 <생의 이면>을 '영화화 했으면 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진중한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흥행이 되겠냐?'는 질문에 전 작가는 "대중성은 보장할 수 없지만, 깊이 있는 영화가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작품은 종교적 사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써왔던 이승우 작가의 자전 소설이다. 이 작품은 소설가인 화자 '나'가 다른 한 소설가를 추적하여 그 삶을 재구성하는 평전체란 특이한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

"최근 한국영화가 고전하고 있는 듯한데, 특히 형식 실험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듯해요. 영화는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대중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겠지요. 이승우 선생의 작품은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출로 어울리는 감독을 꼽아달라는 말에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김연수 소설가는 김훈의 <남한산성>을 꼽았다.

"<남한산성>은 뮤지컬로 개봉했습니다."

"뮤지컬 말고, 연극이요."

김연수 작가가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화자의 서술이 많고, 남한산성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라고.

"대부분 소설을 다른 장르로 만들면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원작이 훌륭할수록 아쉽죠. 관념이 강한 소설은 대사나 지문으로 담을 수 없어서 내레이션으로 처리하기도 하고. 소설 <남한산성>은 화자 서술이 많아요. 인물들이 말로 싸워서 극의 클라이막스까지 가잖아요. 그래서 뮤지컬보다는 연극으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공간도 연극화하기 쉬울 것 같고."

대중성 고려하는 편집자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가 관심을 가지려면 1차 저작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출판사 창비의 저작권 담당 이순화 씨의 말이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영화로 만들기에 좋은 소설의 기준을 꼽아달라는 말에 대부분 '베스트셀러', '서사가 강한 작품', '판타지적 요소'를 꼽았는데, 이는 작품성을 우선하는 창작자들과 차이를 보였다. 장편소설의 경우 대부분 서사성이 강하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일단 대중성을 인정받은 후에 타 장르에서 계약이 들어온다는 것.

이들에게 소설을 편집하면서 '될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 소설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창비 이순화 씨는 창비에서 펴낸 작품 중 <위저드 베이커리>와 <우아한 거짓말>을 추천했다. 이순화 씨는 "<우아한 거짓말>은 <완득이>의 저자 김려령의 소설로 청소년들이 겪는 또래집단 갈등 등 사회적 이슈와 공감대를 갖고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의 경우 판타지적 요소를 갖고 있고 캐릭터가 독특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조연주 부장은 장편 중에서도 미스터리적 요소, 감각적인 묘사가 빼어난 작품을 영화화했을 때 대중의 기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최근 출간된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와 김기홍의 <피리부는 사나이>의 경우 미스터리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영화화했을 때 흥미진진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과 지성사 이근화 과장은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와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을 추천했다. 이 과장은 "두 작품 모두 근대 식민지 조선과 그 일대를 배경으로 한다. 근대에 대한 대중의 동경, 향수 때문에 영화가 호응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음사 한국문학 편집팀 김소연 씨는 하일지의 장편 <우주피스 공화국>을 추천했다. 하일지 작가는 전작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 <경마장 가는 길>, <진술> 등이 이미 영화와 연극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김소연 씨는 "이 작품은 우수에 찬 북유럽 리투아니아의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리투아니아의 진경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며 진실을 찾아 끝없이 펼쳐진 눈 속을 걸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장면마다 '그림'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한국소설 기근? 없어서 못 팔아

"웬만한 작품은 다 만들어지지 않았나요?"

드라마, 영화로 만들고 싶은 한국소설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사실 작가들은 이런 대답을 더 많이 했다. 서사가 좋은 작품의 경우 웬만한 작품은 이미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 만들어졌거나 저작권 얘기가 오간다는 것. 창비,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 등 문학전문출판사에서 펴낸 소설 중 아직 드라마, 영화로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판권계약이 끝난 작품이 10여 편 가량 됐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창비 펴냄)는 이달 중 연극 공연 예정에 있고,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창비 펴냄) 역시 2월 중 개봉 예정이다. 지난해 출간된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창비 펴냄)도 영화판권이 팔린 상태이고,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김려령의 <완득이>역시 영화 판권이 팔렸다. 이 작품은 이미 연극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책 중 황석영의 <심청>을 비롯해 천명관의 <고래>, 신경숙의 <리진>, 오현종의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정한아의 <달의 바다> 등이 영화, 드라마로 판권이 계약된 상태.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정이현 작가의 <달콤한 나의 도시>는 드라마와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오정희 작가의 단편 <저녁의 게임>(문학과 지성사 펴냄)이 십여 년 전 판권 계약 후, 지난 해 가을 동명의 독립영화로 만들어졌다. 한편 김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민음사 펴냄>은 영화로 만들어질 계획인데, 김 작가가 직접 연출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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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올 한 해 출판계를 정리하며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같은 베스트셀러 목록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논리를 떠나 보면, 문학계 이슈는 단연 '정치'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대표 문예지 편집위원을 포함, 문학평론가 14인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한국문학계 대표적 이슈 2~3개를 대답한 결과 14인 모두 공통적으로 '작가선언6.9' 등 젊은 문인들의 활동과 '문학과 정치'담론이 비평 전반에 등장한 것을 가장 영향력 있는 사건으로 꼽았다. 이후 장편소설 붐, 김언 시인의 미당문학상 수상 등이 영향력 있는 사건으로 꼽혔다.

왜, 정치인가?

인터뷰에 참여한 14인의 평론가들은 촛불시위, 용산참사,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 사회변화를 겪으며 젊은 작가들이 거리로 나선 점이 2009년 가장 의미 있는 이슈라고 입을 모았다. 올 한 해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집을 꼽아 달라는 말에 역시 대부분의 평론가는 <이것은 사람의 말>을 꼽았다.

이 책은 젊은 작가 192인의 '한줄 성명'을 정리한 일종의 선언문 모음집이다. '작가선언 6.9'로 대표되는 젊은 문인들의 시민 활동은 6월 9일 한 줄 선언문 발표에서 시작돼 이후 용산참사 1인 시위, 인터넷 신문 릴레이 기고, 용산참사 헌정집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 역입니다> 발간으로 이어졌다.

기존 문인들의 정치 참여나 운동이 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것에 반해 '작가선언 6.9'는 문인들의 자발적, 수평 모임이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한 활발한 토론, 대표자 없는 문인들의 개별적 시민운동 등 독창적 형태의 운동으로 눈길을 모았다.

또한 문학적 지향점을 달리하는 문인들이 자생적으로 공동체 행동을 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작가선언 6.9'에는 사회참여와 창작을 함께 했던 리얼리즘 진영부터 전위적 작품을 주로 쓰는 모더니스트, 자유주의 진영까지 다양한 문인이 함께 활동해왔다.

젊은 문인들의 시민으로서 행동은 문학적 고민으로 이어졌다. 시인 진은영이 지난 해 계간지 <창작과 비평> 겨울호 특집에 '감각적인 것의 분배'를 기고한 사례를 시작으로 문인들은 좌담회, 기고글 등으로 문학과 정치성을 접목시키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문학의 정치성'이 비평의 주요 담론으로 부상했다.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문학동네>, <세계의 문학>, <실천문학> 등 거의 모든 문예지가 올 한 해 문학과 정치에 관한 특집을 다룬 바 있다.

80년대 민중문학, 참여문학론이 비평계 담론 이후 작가들의 창작으로 이어졌다면 2000년대 문학과 정치 담론은 문학 창작자, 특히 시인들의 고민 이후 평론가들의 담론이 잇따라 출연했다는 점이 차이로 읽힌다. '문학과 정치' 담론은 그러나 담론을 이끌 만한 대표적 작품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론적, 추상적 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장편 연재 활성화

국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발표한 2009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상위 10위권 안에 든 문학 작품집은 거의 모두 장편소설임을 확인할 수 있다. 100만부를 돌파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비롯해 공지영의 <도가니>, 김훈의 <공무도하> 등 중견 작가들의 장편이 활황을 보였다. 출판사와 작가 역시 기존 단편 소설집 위주의 기획, 집필에서 장편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장편 연재의 활성화는 단순히 출판 시장의 이윤 논리를 넘어, 2000년대 이후 문학계 변화와 맥락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올 한해 의미 있는 이슈로 꼽힌다. 한국 소설계는 지난 수십 년간 신인상, 신춘문예로 대표되는 등단제도부터 굵직한 문학상까지 단편 소설을 중심으로 문학성을 평가했고, 단편을 묶은 소설집 역시 출판계에서 효자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역설적으로 경장편 위주의 해외문학계에서 한국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데 일종의 벽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장편위주의 작품 생산은 비평계와 번역계 모두에서 요구된 사항이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모티프로 소설이 각광을 받으며 장편의 요구는 더 절실해졌다.

장편 연재가 활성화된 것은 지난해부터 인터넷 연재, 장편 전문 문예지 창간 등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교보문고, 예스 24등 인터넷 서점, 문학동네 블로그 등 출판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연재 지면이 속속 등장했고, 인터넷 연재 전문 사이트 '나비'가 올해 하반기 문을 열었다. 지난 해 인터넷을 통해 연재된 장편 소설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올해 그 결실이 보이기 시작한 것.

현재 황석영, 이제하, 신경숙, 구효서, 윤성희, 정한아 등 중견과 신진을 포함한 10여 명의 작가들이 인터넷서점과 웹진, 출판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인터넷 연재가 한국문단의 지형도를 바꿀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적어도 장편 연재를 활성화시키는 인프라가 구축됐다는 점에는 평론가 대부분이 합의했다.

지난 해 가을 창간된 문예지 <자음과 모음>도 장편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통상 문예지에 많아야 한두 편의 장편이 연재되는 것과 달리 <자음과 모음>은 최대 9편의 장편소설을 한꺼번에 연재하고 있다. 현재 정영문, 하성란, 조하형, 권지예, 김인숙 등이 <자음과 모음>에 신작 장편을 연재 중이며 이승우의 <한낮의 시선>은 연재 후 단행본으로 묶였다.

자문 평론가
강계숙, 고봉준, 권혁웅, 박수연, 복도훈, 서동욱, 신형철, 오창은, 이경재, 이명원, 이수형, 정여울, 정은경, 함돈균




2009년의 시집, 소설집

예술을 보는 방식이 하나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시집과 소설집 모두 평론가마다 '단 하나'의 작품집에 합의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을 대표하는 소설은 전성태의 <늑대>와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 전혀 다른 벡터의 이 두 작품집은 2000년대 한국소설의 현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데 평론가마다 이의가 없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지난 5년간 발표한 김연수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이 기간은 작가가 국내 대표적 문학상을 휩쓸며 '김연수 시대'를 연 기간과 일치하는데, '답보상태'란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소설 기교의 측면, 즉 문장, 메시지 전달 방식 등 한국 단편소설의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전작 <국경을 넘는 일>에 이어 한국사회 분단과 후기자본주의 문제에 천착한 소설가 전성태는 <늑대>를 통해 미학적 완성도를 한층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이전 정통 서사에 갇힌 소설 양식이 사회철학적 담론을 결부시켜 밀도 높은 작품으로 이어졌다는 것.

평론가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2009년 시집은 신해욱의 <생물성>. 일종의 고백체 문법의 시집은 미학적 측면에서 가장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집은 시 쓰는 자와 생활인 사이 어떤 장애물도 없이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투명성의 미학'을 갖춘 신해욱의 시는 공적인 영역에서도 고백이 가능한 한국 문학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밖에 김언의 <소설을 쓰자>, 이근화의 <우리들의 진화>, 하종오 <입국자들> 등이 2009년을 대표하는 시집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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