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에 빠진 뇌 - 신경학적 불균형이 만들어낸 멈출 수 없는 불안
제프리 슈워츠 지음, 이은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은 나도 강박 같은 게 있다. 대문자 J여서인지 뭔가 정리되고 계획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 엑셀 표 하나에서 뭔가가 빠졌을 때의 불안 같은 것, 사실 이정도는 누구나 있으려나.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누구나 소독 강박에 시달렸을 테고 말이다.

일종의 기벽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이 자신을 옥죄는 사슬이 되면, 나도 모르게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그것이 강박이라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내가 강박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강박장애는 아니라고 하지만 말이다. 말 그대로 '브레인 락'이 걸려서(뇌가 잠겨 버려서 뇌가 보내는 잘못된 메시지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강박장애의 교과서라 할 만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브레인 락'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한 책이다. 고전이라 할만한 책답게 강박장애의 개념부터 역사, 진단까지 꽉 채워 소개하고 있다.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설문지는 물론, 각 장에서 개념을 소개하고 정리하는 요약 페이지가 있어 앞서 등장한 내용을 더듬어볼 수 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수많은 사례들. 다양한 사람이 보이는 가벼운 증상에서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 보이는 증상들을 더듬으며 조금씩 겹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완전한 강박장애 환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얻을 교훈이 있다. 누구나 내면의 불안에 시달리고, 남이 아닌 스스로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신을 옥죄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처방하는 내용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즉 '공정한 관찰자'를 만나는 것이다. 자신의 '뇌'에서 한 발 멀어져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마음을 읽는 읽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을 보듬는 마음챙김을 통해 나 자신을 배려하는 '현명한 옹호자'가 되는 것이다. 누구나 마음 한 켠에 있는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 그 감정의 원인이 잘못 작동하는 내 뇌 자체라면 이 책에서 세심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다정하게 도와주는 '공정한 관찰자'이자 '현명한 옹호자'를 만나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