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1
조윤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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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소재로 한 소설 '추'는 다른 전생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제목처럼 쫓고 쫓기는 사랑을 주제로 시공을 넘나드는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여주 설린은 오래 알고 지낸 오빠같은 남자 우석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붉은 눈의 아주 거대한 백사와 마주치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한 겨울에 말입니다. 정신을 놓은 설린이 일어난 곳은 자신의 방. 결국 그 섬뜩했던 경험을 꿈으로 치부합니다.

그것은 전초전에 불과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신비로운 일들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연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설린은 한 미술관에서 열리는 유물 전시회를 가게 됩니다. 그 곳에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수께끼같은 남자 하린을 만나게 됩니다.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의 주인인 하린으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그녀는 신비로운 환영들을 보게 되고 애써 별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 하지만 결국 정신을 잃게 됩니다. 쓰러진 자신을 도와준 하린과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인연은 이미 아주 오래 전 부터 이어져 온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짧은 시간에 설린이 하린을 사랑하게 되버렸는지도.

하린이 정신을 잃은 자신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연이은 만남을 가지게 된 두 사람은 비록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연인이 됩니다. 설린을 향한 하린의 솔직함이, 하린을 향한 설린의 알수 없는 감정들의 두 사람의 관계를 더 가까워지게 만듭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린에 대한 설린의 마음이 더 깊어지는 만큼 설린의 주위에서 신비스러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녀가 모르는 사이에 아주 중대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믿을 수 없는 그런 일들이. 한 여자를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오랜 시간을 홀로 견뎌온 한 남자의 사랑이 만들어 낸.

오래 전부터 설린을 좋아했지만 고백을 못 해왔던 우석은 갑작스레 나타난 연적 하린이 위험한 사람임을 직감합니다. 그런 하린으로부터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느낀 이후로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두 사람을 갈라 놓으려고 합니다. 누나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설린의 동생 기현 또한 친분이 있는 우석의 말에 반신반의하다가 하린으로부터 접 겪고서는 그로부터 설린을 떼어 놓으려고 합니다.

하린과 설린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사랑을 키워갈 수록 우석과 기현은 두 사람을 떼어 놓고자 합니다. 결국, 한 때 설린이 무병 비슷한 현상에 시달렸을 때 도움을 준 영험한 무당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됩니다.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설린이 오랫동안 시달려오며 악몽이라고 치부했던 꿈들은 바로 그녀의 전생이었습니다.

하린은 미술관에 전시된 그 유물과 함께 하던 시대의 하르샤라는 남자로 죽은 자신의 연인 메라를 다시 만나기 위해 슈키라라는 뱀신에게 계약을 맺고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버리고 그 오랜 시간을 견뎌왔던 것입니다. 그 전생의 연인 메라는 당연히 설린 그녀였습니다. 자신을 향한 하린의, 하르샤의 강렬하고 애절한 사랑을 깨달은 설린이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이미, 하린의 손을 놓아버린 설린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하린.

설린은 결심합니다. 하린이 지난 시간을 쫓아왔다면 이번은 자신이 쫓아가겠다고.
기현과 우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슈키라의 힘을 빌려 하르샤가 살았던 전생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설린의, 메라로서의 삶이 시작됩니다. 꿈 속에서만 봐 왔던 자신의 전생. 그 때와 변한 것이 있다면 메라이지만 메라가 아닌 자신, 자신을 사랑한 것 뿐만 아니라 만난 것 또한 기억하지 못하는 하르샤. 이젠 하르샤가 아닌 설린이 자신의 사랑을 쫓게 됩니다.

설린을 기억하지 못하는 하르샤와의 재회는 그녀에게 힘들기만 합니다.
사랑의 감정이 아닌 분노로 불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부드러웠던 하린이 아닌 하르샤에게 상처받는 것이 힘들지만 견뎌내는 설린. 그리고 신녀인 메라를 향한 심장의 알 수 없는 반응에 당황하지만 한낱 금기에 대한 욕정과 유혹이라고 치부하는 하르샤. 설린의 전생이자 메라와 하르샤의 이렇게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숨겨진 왕 하랄, 하르샤와 대신녀의 후계자 메라. 그리고 하르샤와 계약으로 맺어진 정비 자야, 자야를 사랑하는 류마, 대신녀와 대신관, 이 모든 것에서 빠질 수 없는 뱀신 슈키라.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엮어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밝혀지는 사실들. 쫓고 쫓기는 애절한 사랑과 돌아보지 않는 사랑에 대한 집착, 자신들의 힘을 키우기 위해 계획된 야욕들.  하지만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태양의 아들 하르샤와 달의 연인 메라는 이루어지게 됩니다. 안타까웠던 전생과 달리, 제국의 가장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애절하면서도 강렬한 프롤로그에서부터 흥미를 끄는 '추'는 읽는 내내 반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허를 찌르는 예상할 수도 없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지면서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자칫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뱀을 꽤 비중있게 다뤘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뱀을 토템으로 한 제국을 다루고 그 뱀신 슈키라를 다루다 보니 이 소설에서 뱀은 빠질 수 없는 소재이지만 혐오동물인 뱀을 소재로 글을 만들어 낸 작가의 과감한 도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요소때문에 취향을 많이 타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영물로 알려진 뱀인만큼 글에 힘을 더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해 슈키라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연인을 찾아헤맸던 하르샤와 뒤늦게 자신이 연인을 배신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연인을 찾아 과거로 향하는 설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슈키라의 힘을 빌렸지만 운명에 굴복하지도 그렇다고 신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지도 않았던 하르샤와 메라.
두 사람의 진취적이고 용기있는 마음이 전생을 바꿔 놓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신선하고 재미있었던 소설이지만 너무 복잡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 현재와 전생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조금 벅찼는데 계속해서 밝혀지는 사실들과 반전들을 따라 갈 수 없어 몰입이 흐트러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생인 메라로 돌아간 설린의 감정 변화도 일관성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르샤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할 것 같다가도  자신에게 매몰찬 하르샤와 자야가 그의 정비라는 것을 알고 포기하려고 하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하르샤에게 다시금 돌아가는 모습들에서는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보니 복잡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신선한 소재와 그러한 소재로 글을 재밌게 엮어가려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였던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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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황진순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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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년이라는 시간을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잊고 살아왔던 두와 해주의 재회는 두 사람의 사이에서 생긴 아들 호의 존재가 두에게 알려지면서 이루어집니다. 주위의 일에는 무관심했던 두, 어릴 적 가정을 팽개치고 처자식들에게 상처만 줬던 아버지에게 원망을 가지고 있던 그는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은 갑자스런 생부의 죽음에 패닉상태에 빠집니다. 그렇게 술김에 일어난 해주와의 하룻밤에서 아이가 생겨났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해주의 부정의 말에 안도하면 지난 10년을 살아왔던 그가 친구에 의해 해주의 근황을 듣게 되면서 자신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10년만에 자신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두가 아들과 자신의 아들을 낳아준 여자를 찾아 거금도로 오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 이루어집니다.


아들과 해주를 만나러 가는 그 길에서부터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슴에 자리잡은 그는 첫눈에 자신의 아들임을 알아본, 자신을 빼닮은 호에게 부정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를 마냥 반가워하면서도 자신이 떠날까 불안해하는 아들을 위해 믿음을 심어주고 아버지로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며 호와의 10년을 빼앗은 해주를 원망하고 질타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그는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받아들이고 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는 냉랭한척 하는 그이지만 다친 해주에게 신경쓰는 점이나 그녀를 지켜주고자 하는 그의 은연중의 모습에서 아직은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부부가 되어갈 지 기대되었습니다.


두는 해주를 그저 같은 곳에서 일했던, 스쳐 지나곤 했던 직원으로 생각했겠지만 해주는 남몰래 그를 흠모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의도치 않게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고 그로 인해 호를 가졌지만, 그녀는 두에게 짐을 주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고 맙니다. 수차례 확인하는 호에게 임신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대답에 안도해하는 두의 모습에 씁쓸해하면서도 말입니다. 그렇게 임신한 채 고향인 거금도로 내려와 어른 나이에 호를 낳고 열심히 살아가던 해주 그녀의 앞에 은연중 잊으려고 했지만 잊을 수 없었던, 호를 보며 떠올리고는 했던 두가 10년만에 나타나게 됩니다. 호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갑작스레 찾아왔던 두 사람의 재회만큼, 갑작스레 이루어진 상경. 그렇게 두와 해주, 호는 서울로 올라 오게 되고 해주와 호의 존재에 놀라면서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가족들.그로 인해, 새로운 가족들이 생겨난 것이 마냥 기쁜 호는 쉽게 적응을 하고 아이다운 밝음으로 모두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반면 좌불안석, 여전히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하고 불안한 해주는 쉽게 주위에 동화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해주의 모습에서 자신의 아픔을 엿본 두의 어머니에 의해 같은 방을 쓰게 된 두와 해주가 열락의 시간을 함께 해 가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변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두를 마음에 두고 있던 해주의 마음을 불안하면서도 두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고, 오직 여자라고는 해주뿐이었던 두 또한 그녀를 향한 정열과 그녀를 뒤를 따르는 뜨거운 시선이 어느 덧 사랑으로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진정한 부부로서의 모습을 찾아가는 두와 해주, 그 사이 두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들기도 했지만 가족들간의 결속력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두와 해주, 호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백두산 가족.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 참 흐뭇하게 다가왔습니다.

'반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진정한 부부와 가족으로 거듭나는 잔잔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습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운명이 만들어 낸 두 사람의 결실인 호를 통해 두와 해주가 부부의 연을 맺긴 했지만 진정한 부부로서 성장해가는 것은 운명이 아닌 두 사람의 노력과 따뜻한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두와 해주 사이에서 연결고리이자 윤활유 역을 해줬던 사랑스런 호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10년만에 보는 호와 해주가 어색하기만도 할텐데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백두산 가족들의 따뜻함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또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소설 속의 제목이자 소재인 '반지'는 두에게 있어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무책임했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두의 결심이자 오직 자신의 곁에 있을 여자는 해주뿐이라는 약속을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의미처럼 오직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존중하는 방벙을 깨달아가는 잔잔하면서도 부부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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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부에게
수니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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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다음날 사라진 신부, 그 후 6년만의 재회를 통해 어긋났던 관계를 바로 잡아가는 한 부분의 이야기를 그려낸 '나의 신부에게'.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한꺼번에 여의게 된 인혜는 숙부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타국에서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한 그룹의 최대주주이자 상속녀이지만 부모님이 남겨준 모든 것이 허울같고 무겁기만 한 그녀는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마음 터 놓을 사람도 의지할 사람도 없이 고국을 떠나 살며, 안팎으로 재기 바쁜 친적들의 가식적인 모습에 상처받아야만 했던 인혜, 그런 그녀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인혜네 그룹의 창립기념일 파티에서 열여덟 숙녀가 된 인혜를 만나게 된 선재는 조용한 듯 하지만 여전히 밝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스치듯 만났던 그녀의 어릴 적 천진난만함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약혼녀 유리와의 키스를 보며 놀란, 파티 속에서 걷도는 인혜를 쫓아가 그녀의 말벗이자 비록 서로의 발을 부지기수로 밟긴 했지만 댄스파트너가 되어 주는 선재.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지게 되고, 같은 뉴욕 하늘 아래 생활하고 있는 덕에 오빠와 동생 혹은 친구같이 지내며 서로의 외로움을 덜어줍니다.
 
그 후 2년, 선재와 함께 한 추억이 늘어난 만큼 함께 한 시간이 많은 만큼 어느 새 그에 대한 마음도 깊어진 인혜의 가슴앓이가 시작됩니다. 종종 뉴욕으로 오는 선재의 약혼녀 유리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인혜. 그녀가 선재를 욕심내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선재 부모님의 죽음과 자신의 숙부에 의해 휘청거리는 선재의 회사, 그리고 뒤이어 목격한 유리의 배신. 선재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더 깊이 나아가서 이렇게라도 선재의 아내가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숙부와의 거래를 통해 선재의 회사를 구하고 결혼에 이르는 그녀지만, 선재로부터 미움을 받게 됩니다. 자신을 거부하는 선재의 모습에 상처받은 인혜는 결혼식 다음날 유리의 계략에 의해 선재를 오해하고 두 사람에 대한 죄책감으로 모든 것을 두고 떠나 버립니다.
 
자신을 좋아한다고는 생각도 못했던 인혜의 마음에 당황하고 돈으로 자신을 묶어 두려는 것만 같아 배신감을 느끼고 인혜에게 모질 게 구는 선재지만 실상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인혜의 도움을 빌어 회사를 회생시켜야 하는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분을 인혜에 대한 원망으로 표출했던 것입니다. 편지만을 달랑 남기고 증발한 인혜를 끊임없이 찾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은 짚어볼 생각도 못했던 선재는 인혜와의 6년만의 재회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이미 끝난 사이라고 거절하는 인혜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끝없이 노력합니다. 그렇게 과오를 바로 잡고 변한 인혜와 인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상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재와 다시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했던 인혜가 용기를 냄으로써 두 사람의 사랑이 제대로 꽃을 피웁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와 매끄러운 흐름으로 책을 재밌게 읽기도 했고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해 읽기도 했던 '나의 신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인혜가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하기도 했고,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 보지 못한 채 유리의 배신을 알면서도 보상이라는 미명 아래 유리를 곁에 둬 인혜의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유리의 집착을 더 증폭시킨 선재의 우유부단함에 질타를 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추악한 집착을 하는 유리의 극단적인 모습에 그녀를 원망하기도 했고 그녀가 죗값을 받기를 바랐습니다. 후반부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는 나름대로 따뜻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하지만 로맨스소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소재와 설정에, 책을 읽는 동안은 재미있었지만 다 읽은 후의 느낌은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작가님의 노력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인혜와 선재, 두 사람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다룬 것에 있어서는 그래도 작가님이 많은 것을 담아 보려고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진부한 설정이라는 뼈대에서 표현하려고 해서 그런지 오히려 그러한 매력이 반감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펼쳐 놓은 것에 비해서 인혜와 선재에 의해 너무 급하게 마무리 지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님께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그 따뜻함으로 결말을 지으려고 한 의도는 좋았지만 다음 글에서는 전작에서의 구태의연한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변화를 엿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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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애인 1
한은성 지음 / 마루&마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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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애인'을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은 답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기대도 하지 않고 읽었던 책이었지만 몰입도 이해도 전혀 되지 않았던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패턴과 답답한 상황들. 신파물도 즐겨 읽기에 웬만해선 좋게 좋게 넘어가는 저지만 이 소설은 인물들의 성격도 스토리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샤르제과 연구소의 직원인 스물여덟의 최제인, 그녀는 절친한 친구인 민주의 부탁으로 민주의 오빠인 한주를 만나게 됩니다. 민주와 한주가 샤르제과의 오너인것도 놀라운데 자신을 매도하며 차갑게 몰아붙이는 한주에게 학 떼일만도 하건만 민주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만났던 한주와의 만남 속에 한주를 사랑하게 됩니다.

첫만남부터 그녀를 돈과 배경만 보는 속물로 오해하는 장한주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여동생을 키운 서른다섯의 샤르제과 사장입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에게 실망해 사람들을 잘 믿지 않는 그는 민주의 간곡한 부탁에 그녀의 친구 제인을 만나지만 돈만 보고 민주에게 들러붙은 친구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시종일관 오해하며 폄하합니다. 그러면서도 계속되는 제인과의 시간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녀에게 끌립니다.

전체적인 뼈대만을 본다면 친구과 동생에 의한 만남, 그리고 제한된 횟수의 데이트, 그 속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들. 꽤 재밌게 다가올 법도 하건만 처음 의도와는 달리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스토리의 흐름에 겉도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인을 어려움을 겪을 때는 나름대로 자상하게 도와주는 한주의 모습에서 제인을 여전히 오해하며 믿지 못해 손찌검에 이르는 모습에서는 그 상황에서 어떠한 전제가 따르든간에 제게는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랑한다면 그 상대의 모습도 제대로 볼 수 있을텐데 여전히 자신의 잣대 안에 가둬 이런 일들이 펼쳐졌다는 생각에 역시나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의 믿음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순간 순간 바뀌는 한주의 모습에 충격의 연속이었고 그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주와 제인, 이 두 사람의 사이도 무언가 풀리나 싶을 때 등장한 다은이 벌이는 행각들은 정말 사이코에 미저리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상처받은 제인이 안타까웠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아이를 잃게 되는 전개에서는 다소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이게 스토리를 풀어나가야 했을 까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물론 모든 것이 풀리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들쑥날쑥한 흐름과 개연성 없는 전개에 몰입도 되지 않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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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보이프렌드
홍윤정 지음 / 대명종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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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전 남자친구와의 재회의 이야기를 다룬 'Ex. Boy friend'는 수민과 경록, 두 사람 사이에서 비롯된 오해를 통해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 오해를 풀고 다시 사랑하게 스토리의 소설입니다.

즐겨찾는 포털사이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며 만나게 된 수민과 경록은 처음에는 회사선후배관계였습니다. 그러다가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열정적인 관계로 거듭나고 주위 사람들 모르게 사내 비밀연애가 시작됩니다.경록을 사랑하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미래에 대한 약속도 확신도 없기에 두 사람 사이의 관계까 불안하기만 한 수민.그런 불안한 심리 상태에서 접하게 된 의문의 여자에게 서 온 경록의 문자는 그런 수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급기야 그녀는 경록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자신과의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록에 의해 또 한번 상처받고 이별앓이를 하는 수민. 겨우 마음 잡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녀에게 3년만에 경록이 다시 앞에 나타납니다.

이미 헤어진 사이건만 계속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록에게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다시 상처받기 싫어 경록을 거부하는 수민. 처음 수민의 시점으로 경록과의 연애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왜 당당하게 물어보지 못하는 가 하는 답답함이 들기도 했고 수민처럼 경록을 오해하기도 헀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수민에게 다가가는 그를 보면서 그에게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해에서 비롯된 이별이었다는 것.
경록의 시점을 통해서 이야기를 접하면서 지난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그들이 너무 어이없었고 안타까웠습니다.

첫눈에 수민에게 반해 그녀를 사랑하고 밀어 붙였던 경록, 육체적인 관계는 그의 나름대로의 사랑법이었으며 말하지 않아도 수민 또한 그 마음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었던 그. 수민이 자신의 동생이 보낸 문자로 오해하고 불안해 할 때 오히려 팀장 문현과의 관계를 의심하며 불안해했던 경록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유학기간동안 폐인같은 삶을 살게 되면서도 힘들게 수민과 이별했던 그. 하지만 3년이 지나서도 수민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경록은 용기를 내 수민에게 다가서기로 한 것이었던 것입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이별,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라도 했으면 지난 3년의 시간을 허비하며 가슴앓이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괜한 자존심만 내세우다 이별한 꼴이 되었던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해피엔딩.

별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와 여자, 두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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