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의 꽃 1
최정원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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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출판사 황금가지의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100% 솔직한 후기라는 점!

묵호의 꽃. 제목부터 스포일러를 날려주신다. 그리고 나는 이 커플링 반댈세!
이 소설은 사극 로멘스 소설이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활극까지.

사극 로멘스는 생각보다 유행하는 장르인가보다. (대장금까진 넣지 않더라도)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거나, 해를 품은 달 처럼 드라마화 되어 기억에 남은 작품이 꽤 있다. (예시로 든 게 어째 둘 다 같은 작가 작품이지만.) 
아무래도 이 장르에는 고전적인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신분제도. 그리고 냉병기 같은 것 말이다. (권총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액션도 화려하고, 엑스트라와 주역 인물들 사이의 전투력 차이를 벌리기도 쉽다는 점에서.)
이렇게 생각하니 여러모로 중세 판타지랑 비슷한 점이 많다.
로멘스야 뭐, 예쁜 남녀가 만나서 눈 맞으면 되고.

……그래서 사실 이쪽이 중요하다.

사극이나 판타지에 이미 그 장르만의 굳어진 어트랙션이 있듯이, 로멘스에도 클리셰가 있다. 수많은 작가가 비빔밥을 비비지만, 이 땅에 나는 나물 가짓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 이 같은 재료를 가지고 글을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 작가. 최정원은 로멘스를 잘 쓰는 것 같다.

한 줄 평 : 균형감 있게, 잘, 그리고 재밌게 쓰인 소설.

밝히자면, 필자는 로멘스 소설 작가들 생계에 보탬 된 적이 거의 없다. 그쪽 독자층이 아니라는 말이다.얼마 전 해리포터가 허무맹랑하고 재미없다고 느껴지셨다던 60세 할머니의 말씀처럼, 필자는 정주행을 시도했던 여러 로멘스 소설에서 거리낌을 느꼈고, 책장에 잘 꽂아넣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묵호의 꽃은 재밌게 읽었다.
(1권을 서평단으로 받고 하루만에 읽었다. 2권은 배송 기다리기 싫어서 BritG에서 결제했다.)

묵호의 꽃은 단순히 남녀의 꽁냥질에만 몰두해있지 않다.
충분한 볼륨의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엮어내는 서사가 볼만하다.

감춰진 과거와 이를 파헤치려는 사람.
세상을 파멸로 몰아가려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 더불어 이 사이에서 자신의 몫을 챙겨가려고 희번뜩한 눈을 굴리는 자까지!

여러 사건이 여기서 얽히고 저기서 설키며 흥미로운 국면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은 요거트에 넣은 건포도처럼, 밥에 넣은 콩처럼, 흰옷에 튄 김치국물처럼 존재감을 과시한다. 2권에 달하는 분량 동안 자신의 색채를 잃어버린 인물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주인공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케미는 아주 톡톡 튀었고, 악역들의 광기는 손에 땀이 나도록 실감났다.
(필자는 솔직히 안익태 때문에 봤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솔이와 주변 인물들의 내일 없는(?) 입담에 피식피식 웃게 되어 페이지 넘어가는 줄 몰랐다.


시간을 내어 읽을 가치가 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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