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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04 - 종교 ㅣ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4
류상태 지음, 강희준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주말이면 친구 따라 교회에 간다는 아이를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말렸다. 우리 부부는 개신교에 대해 거부감이 많은 터라 아직 판단력이 없는 어린애들을 일찍 보내고 싶지 않았다. 가랑비에 옷 젖듯 가서 놀다보면 교회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몸에 베일까봐 더욱 반대했다. 성경에 이렇게 써 있다, 하느님이 계시를 내려주셨다 하면서 자기 생각만을 말하려는 이웃에게서도 거부감이 컸고, 악연이다 싶게 안맞는 사람도 알고보면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 개신교를 종교로 관대하게 받아 들이지 못했다. 나 자신도 어린 시절에 동네 언니를 따라 교회를 몇 년 쭉 다녔지만, 사람보고 다니지 말고 신앙심으로 다녀야 한다는 말을 뒤로 한 채 그만 두었다.
이제 큰 아이 11살이 되었다. 나는 누구일까,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인생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들 나이다 싶어 성당에 같이 갈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아이도 아직은 싫다고 하고, 스스로 골라서 믿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꼭 같이 읽고 싶다. 잘 알려진 종교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고르는 고민부터 안겨줄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부터 고민하게 하고 싶다. 종교의 어원은 결국 모든 종교의 가르침과 통한다. “하늘의 뜻에 따르고 사람을 널리 사랑하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종교를 갖든, 갖지 않든간에 사람이라면 항상 마음에 담아두고 실천해야할 덕목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인 만큼 아이들의 일상에서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래 일기’를 써 보다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산타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어 종교에 있어 ‘이야기’와 ‘사실’의 구분이 얼마나 중요한 지 말하고 종교 경전에 들어있는 역사, 신화, 전설을 모두 역사로 보는 오류를 저지르지 않도록 강조한다. ‘아바타’는 힌두교의 신 비슈누가 세상에 내려오기 위해 모습을 바꾸는 것이라는 설명 또한 흥미롭다.
종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사람들은 어떤 종교관을 갖고 현실속에서 어떤 실천들을 했는지 따라가다 보면 종교를 다룬 책이지만 역사와 철학, 윤리까지 이끌어준다. [손에 잡히는 사회교과서]시리즈이지만 ‘교과서’에 빠진 2%를 채워주는 데 그치지 않고 성인에 이르기까지 한 번 접해보면 좋은 책이다. 제목이 독자의 연령을 제한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사회교과서연계표’에서 학년별 단원분석에 그치지 않고 역사, 일반사회, 지리 세 분야를 그림으로 구별해 준 것이다. 이번 학기, 또는 다음 학기엔 역사를 많이 배우는지 일반사회를 많이 배우는지 쉽게 알 수 있어 미리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