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뛰엄이 노는 법 책꾸러기 7
김기정 지음 / 계수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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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읽기도 전에 책장을 넘기다가 부록으로 들어 있는 “숨은 이야기”가 눈에 띄어 거기부터 살펴봤다. 역사 동화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닌 것도 같고….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결국 처음부터 느긋하게 읽어 나갔다.

외손녀가 찾아 와 자식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딱, 백살이 되기 하루 전 날 쓴 편지. 발상이 새롭다. 그런데 나도 잔소리 하는 엄마라서 그럴까? 읽으면 읽을수록 주먹이가 뛰엄이 할아버지 말씀을 알아들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뛰어 놀 때 제대로 뛰어 놀고, 주변에 관심을 갖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 몸은 심심한 듯 하면서도 온 감각이 깨어 있고, 내 몸과 머리를 사용하여 일을 할 때의 기쁨을 알고, 관심 가는 것이나 좋아 하는 것들 이것 저것에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굵은 한 가닥의 길을 찾아 나서면 중년이 되고, 이런 것이 인생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어쩌면 뛰엄이 할아버지도 그 때는 몸 가는대로 생각 가는대로 놀다가 뒤 늦게 깨달은 것처럼 아이들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어른인 나도 마찬가지겠지-. 물론 지금 주먹이 노는 법은 확실히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말이다.

허나 쓴소리가 이롭듯이 뛰엄이 할아지의 말씀도 은은하게 다가온다. 성격에 맞게 우습게 들려주어 은은하다는 표현이 안 어울릴 듯 하지만, 마음에 새겨 가며 되뇌어 볼수록 참 좋아서 그렇게 말하고 싶다. 도깨비에게 뛰엄을 팔고나서 미안한 마음에 “네 하는 짓이 동무에게도 좋은 일인가 아닌가를 잘 따져 보라”고 하신 말씀이나, 총싸움을 빗댄 불꽃장난을 통해“장난감이라도 남 아프게 하는 못된 무기는 아예 갖고 놀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말씀은 모든 아이들이 마음에 담아 두었으면 한다. 꼭 책 읽는 내 모습이 증손주 혼내는 할아버지 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며 듣는 애엄마 같다. “노는 대도 가릴게 있어 죽을 때 까지 잘 놀 궁리를 해야 한다”며 “잘 놀고 잘 살아라”말씀 하실 땐 그게 쉬운일이 아니지 하는 생각에 아이보다도 우선 나는 어떻게 노는가 헤아려 보게 된다.

큰 아이는 읽다가 어렵다며 덮었다. 뛰엄이 할아버지 말씀이 쉽지는 않지? 그래도 잘 귀담아 들어두면 언젠가 마음에서 울려오는 할아버지 목소리를 느낄 수 있을 거야. 엄마의 잔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뛰엄이 할아버지, 평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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