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행동에 대해 놀라운 통계적 사실들을 배우는 사람들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들은 내용을 말해줄 만큼 깊은 인상을 받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세계관이 확실히 바뀐 건 아니다. 심리학 학습 여부를 알아보는 시험은 당신이 새로운 사실을 배웠는지 여부가 아니라 당신이 직면한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통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개별 사례에 대한 우리의 생각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인과적 설명이 덧붙여진 통계적 결과들은 비인과적 정보보다 우리의 사고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확실한 인과적 통계들조차 개인적 경험에 뿌리를 박고 있는 믿음이나 오랫동안 간직했던 믿음을 바꾸지는 못한다. 반면 놀라운 개별 사례들은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심리학 학습에 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따라서 일반인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듣기보다는 자신이 한 행동에서 놀라운 점들을 발견함으로써 무언가를 배울 가능성이 더 높다. - P248

직관적 예측은 퇴행적이지 않아서 편향적이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 - P264

올바른 직관적 예측은 이러한 편향들을 제거하기 때문에 예측들은 참값을 과대평가할 가능성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똑같을 수 있다. 편향되지 않은 예측을 할 때도 우리는 오류를 저지르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높은 결과나 낮은 결과 중 하나만 선호하지 않는다. - P264

강력한 WYSIATI 규칙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갖고 있는 제한적인 정보가 마치 자신이 아는 전부인양 생각하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구할 수 있는 정보로 가장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만일 그것이 좋은 이야기라면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아는 게 거의 없을수록, 즉 퍼즐에 비유하면 맞출 수 있는 조각의 숫자가 적을수록 오히려 정합적 이야기를 만들기 쉽다.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세상이 이해된다는 확신은, 무한대에 가까운 우리의 무지함을 애써 외면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안전한 반석 위에 세워진다. - P276

자신이 과거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데서 착각의 본질은 그 싹을 틔운다. 이런 생각은 미래 역시 알 수 있다는 뜻이지만, 사실 우리는 이해한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더 모른다. 과거든 미래든 말이다. - P277

일반적으로 사후확신 편향과 결과 편향은 위험 회피 성향을 확대하지만, 엄청난 도박으로 승리를 거머쥔 장군이나 기업가처럼 무책임한 위험 추구자들에게 분에 넘치는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운이 좋은 리더들은 과도한 위험을 감내한다고 해서 대가를 치르거나 벌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성공을 예상하는 재능과 예지력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는다. 반면 그들을 의심했던 합리적인 사람들은 속 좁고 소심하며 나약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처럼 몇 가지 행운의 도박은 무모한 리더에게 예지력과 담대함이라는 후광의 왕관을 씌워주기도 한다. - P281

판단의 주관적 확신은 그 판단이 옳을 수 있다는 개연성의 논리적인 평가는 아니다. 자신감은 느낌이며, 이 느낌은 정보의 정합성과 정보처리의 인지적 편리함이 반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불확실성을 진지하게 인정해야 현명하지만, 높은 자신감을 피력한 사람은 자신이 머릿속에서 정합적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걸 당신에게 알려준다. 다만 그 이야기가 반드시 사실은 아니다. - P291

과거를 이해한다는 착각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신한다. - P300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통계적 알고리즘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들은 인간 판단보다 타당성이 낮은 단서들을 감지해내고, 그런 단서들을 활용해서 일정 수준의 정확도를 일관되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누구에게라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그런 불가능한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올바른 직관의 주장은 기껏 자기 기만적이거나 그보다 나쁜 태도에 불과하다. 만약 당신이 나의 이런 결론을 보고 놀란다면, 여전히 직관이 마술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 때는 다음 규칙을 기억하라. 환경에 안정적인 규칙성이 없다면 직관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 P318

계획 오류는 만연되어 있는 낙관적 편향의 징후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리는 세상이 실제보다 더 관대하고, 우리가 가진 특성들은 더 우호적이며, 우리가 세우는 목표는 더욱 달성 가능하다고 여긴다. 또한 미래를 예측하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며, 이로 인해서 낙관적인 과신을 갖는다. 결정 결과에 낙관적 편향이 인지적 편향 중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낙관적 편향은 축복이자 위험이다. 당신이 낙관적 기질을 갖고 있다면 감사하는 동시에 경계하라. - P331

과신은 WYSIATI의 또 다른 징후이다. 우리는 어떤 양을 추정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보에 의존하고, 추정치를 타당하게 만드는 정합적 이야기를 만든다.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아마도 몰랐기 때문에)를 허용하기란 불가능하다. - P338

불확실성의 객관적 인정은 합리성의 초석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위험한 환경에서 극단적인 불확실성은 아무 필요도 없다. 또한 걸린 게 많다면 자신이 그저 추측만 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인정을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란 더욱 힘들다. 아는 척이 더 좋은 방법일 때도 잦다.
과장된 낙관주의를 뒷받침하는 감정적·인지적·사회적 요인은 가끔 우리가 무서운 결과를 알고 있으면 피했을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경제 분야에서 위험 투자자들이 판돈이 큰 도박에 아주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그들은 단지 더 소심한 사람들보다 위험을 잘 모를 뿐이다. - P340

과신은 누그러뜨릴 수는 있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시스템 1이 만든 직접적인 결과물이다. 주관적 확신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의 정합성 때문이지, 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정보의 질과 양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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