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2는 자신이 무대의 주인공이라고 믿지만 실상은 자동적인 시스템 1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나는 시스템 1을 시스템 2의 분명한 믿음과 의도적인 선택을 유발하는 중요한 출처인, 노력 없이 발생하는 인상과 느낌으로 묘사한다. 놀랍게도 이런 시스템 1의 자동적인 작용은 복잡한 사고 패턴을 창조하지만, 이보다 느린 시스템 2만이 질서정연한 일련의 조치를 통해 사고를 구성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 2가 시스템 1의 자유분방한 충동과 연상들을 압도하면서 우위를 점하는 환경도 있다. - P33

시스템 1과 시스템 2는 모두 우리가 깨어 있을 때 활성화된다. 시스템 1은 자동으로 작동하고, 시스템 2는 편안한 보통 상태에서는 별 노력을 요하지 않고 역량의 일부만 가동한다. 시스템 1은 시스템 2를 위해서 인상, 직관, 의도, 느낌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시스템 2의 승인을 받으면 인상과 직관은 믿음으로 바뀌고, 충동은 자발적 행위로 변한다. 실제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때, 시스템 2는 거의 혹은 전혀 수정 없이 시스템 1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느낀 인상을 믿고, 자신의 바람에 따라 행동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하고 양호하다. - P39

시스템 1은 일상의 사건 처리에 매우 뛰어나고, 낯익은 상황에 대한 시스템 모델들도 정확하다. 단기적인 예측 역시 대부분 정확하고, 도전에 대한 최초의 반응은 민첩하고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시스템 1은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갖고 있는데, 바로 ‘편향’이다. ··· 시스템 1은 가끔은 받은 질문보다 더 쉬운 질문에 대답할 때가 있고 논리와 통계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시스템 1의 또 다른 한계는 바로 그 작동을 잠시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 P40

"이것이 사실이다!"라는 생각을 계속 유지할 경우 논리를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충분히 심사숙고하는 수고를 기울이지 않는다. - P69

우리는 더는 마음이 한 번에 하나씩 일련의 의식적인 생각의 순서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연상 기억의 작동 방식에 대한 현재의 시각에 따르면 많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활성화시킨 생각이 단순히 다른 한 가지 생각만 일으키진 않는다. 더 많은 생각들을 활성화시키고, 다른 그 생각들은 다시 또 많은 다른 생각들을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활성화된 생각들 중 불과 몇 개만 의식 속에 남는다. 연상 기억이 하는 일은 대부분 조용하고, 의식적인 자아로부터 숨어 있다. 마음의 작동 메커니즘에 제한적으로만 접근한다는 개념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기에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즉 우리는 실제로 안다고 느끼는 것보다 자신에 대해 훨씬 더 모르고 있다. - P79

단순한 노출 효과는 낯익음의 ‘의식적’ 경험에 따라서 좌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 효과는 반복되는 단어들이나 사진들이 매우 빨리 등장해 사람들이 그걸 봤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자주 제시된 단어나 사진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시스템 1은 시스템 2가 모르고 있는 사건에 관한 인상에 반응할 수 있다. 실제로 단순 노출 효과는 개인이 결코 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는 자극일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 P101

급변하는 위협적인 세상에서 생존하려면 유기체는 새로운 자극에 회피와 두려움을 보이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새로움을 의심하지 않는 동물의 생존율은 낮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자극이 안전하다면 처음에 보인 경계심을 낮추게 된다. 자이온스는 자극의 반복적인 노출 이후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노출 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자극은 궁극적으로 안전을 알리는 신호이며, 안전은 좋은 것이다. - P102

행복한 분위기는 시스템 2가 능력에 미치는 통제력을 약화시킨다. 좋은 분위기일 때 사람들은 더 직관적이고 창조적이 되는 반면, 경계를 풀고 논리적인 오류에 빠져들 확률이 높아진다. 단순 노출 효과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관련성은 생물학적 의미를 갖는다. 좋은 분위기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주변 환경이 안전하고, 경계심을 풀어도 괜찮다는 신호이다. 나쁜 분위기는 일이 잘 되지 않고 있고, 위협이 존재할지 모르며,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인지적 편안함은 즐거운 기분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 P105

시스템 1의 주요 기능은 당신의 사적 세계의 모델을 유지하고 갱신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당신의 세계 속에서 정상적인 것을 보여준다. 이 모델은 동시에, 혹은 비교적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어느 정도 규칙성을 갖고 함께 일어나는 환경, 사건, 행동, 결과에 관한 생각들을 연결하는 연상에 의해 구성된다. 이 연결들이 형성되고 강화되는 가운데 연상 생각들의 패턴은 살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구조를 반영하게 되고, 그 구조는 현재에 대한 우리의 해석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도 결정한다. - P109

언어를 이해하는 시스템 1은 여러 범주들의 기준에 접근하며, 이 기준은 가장 일반적인 사례들뿐 아니라 타당성 있는 가치의 범주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 P114

의식적인 의심은 시스템 1의 레퍼토리에 들어 있지 않으며, 그런 의심을 하려면 동시에 공존할 수 없는 해석들을 마음에 계속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불확실성과 의심은 시스템 2의 영역에 속한다. - P122

시스템 1은 현재 활성화된 생각들을 통합시키는 최상의 가능한 이야기를 만드는 데 뛰어나지만, 갖고 있지 않은 정보를 참작하지는 못한다.
시스템 1의 성공 기준은 창조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정합성이다.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의 양과 질은 별 관련이 없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정보가 부족하면 시스템 1은 서둘러 결론 내리기 위한 기계로 작동한다. - P130

WYSIATI는 정합성뿐 아니라 우리가 어떤 진술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인지적 편안함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우리가 빠르게 생각할 수 있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부분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오랫동안 우리가 합쳐 놓은 정합적 이야기는 합리적인 행동을 뒷받침해줄 만큼 충분히 현실적이다. - P133

사람들은 개연성 판단을 요구받을 때 사실상 다른 뭔가를 대신 판단해 놓고 자신들이 개연성을 판단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시스템 1은 어려운 목표 질문들에 접했을 때 이러한 움직임을 취한다. 단, 관련되고 더 쉬운 휴리스틱 질문의 대답이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들어왔을 때 그렇다. - P148

윌에게 눈으로 보이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다. 행복감을 평가할 때 현재의 마음 상태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P155

‘적은 숫자의 법칙’은 우리가 가진 의심보다 확신을 선호하는 성향을 드러내 준다.
인간은 자신이 보는 것의 지속성과 정합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적은 표본에 대한 연구원들의 과장된 믿음은 후광효과, 즉 우리가 사실상 전혀 모르는 사람을 잘 알고 이해한다는 느낌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시스템 1은 여러 증거 조작들에 기초해 풍부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사실보다 앞서간다. 서둘러 결론 내리려는 기계는 적은 숫자 법칙을 쉽게 믿으려 할 것이다. 더 일반적으로 보면 그것은 과도한 의미를 갖는 현실의 반영을 생산해낸다. - P171

연상 기계는 원인을 찾는다. 우리가 통계적 규칙성(statistical regularities)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기존과 다른 접근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통계적 시각은 당면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에 집중하기보다는 사건을 그것 대신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과 연결시킨다. 다시 말해 특별한 어떤 것이 사건을 지금처럼 만들었다기보다는 운 때문에 많은 대안적 사건들 중 하필 그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 P172

당신이 받은 인상과 직관을 재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편향들에 빠지지 않게 경계감을 유지하는 게 번거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면 그만큼 노력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P191

아울러 가용성 폭포는 위험 등급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예산의 전반적 규모를 확대하는 효과를 낳음으로써 장기적으로 혜택을 줄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믿음과 태도를 이끄는 가용성과 감정 휴리스틱이 일반적으로는 올바른 방향을 향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편향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심리학은 전문가들의 지식과 대중의 감정 및 직관을 아우르는 위험 정책들의 설계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P209

고정관념은 우리 문화에서는 나쁜 단어로 간주되지만 나는 이 단어를 중립적 의미로 사용했다. 시스템 1의 기본 특징 중 하나는 그것이 범주들을 기준과 전형적인 모범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 냉장고, 뉴욕 경찰관들을 생각할 때 기억 속에 이런 각각의 범주에 속한 하나 이상의 ‘일반적’인 구성원의 묘사를 간직한다. 범주들이 사회적 성격을 띨 때 이런 특정 방식의 묘사들은 고정관념이라고 불린다. 어떤 고정관념들은 치명적 오류를 갖고 있고, 적대적인 고정관념은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심리적 사실은 피할 수 없다. 즉, 옳고 그른 고정관념은 모두 우리가 범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다.
고정관념을 반대하는 사회적 규범은 문명화되고 평등한 사회 창조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가치 있는 고정관념들을 무시하면 필연적으로 차선의 판단만 하게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의도된 주장을 펼 때는 통상적으로 감정 휴리스틱에 의존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입장은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며, 우리가 반대하는 입장은 아무 혜택이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식의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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