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무대를 망쳐버리는 상상을 하고 있다. 음악이 막 흐르기 시작한 순간, 조명이 나를 비추고 독무가 시작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드는 상상을. - P9

"우리의 감각기관은 참 효율적이죠. 지속적인 자극이 반복되면 그걸 그냥 배경 잡음으로 처리해버리니까요. 소음이 지속되면, 소음 자체를 감각처리 기관에서 음소거해버리는 셈이에요. 냄새도 마찬가지고요. 아마도 이곳 사람들은 이 냄새의 존재를, 그리고 어떤 소리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거예요. 그것과 함께 너무 오래 살아왔으니까요. 하지만 그 배경 잡음은 절대 사소하지 않아요. 그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죠. 그리고 때로 그것은 여행자의 시선으로만 포착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의 시선 대신에요." - P79

"됐어요, 이제 다 됐어요. 유안 씨, 당신은 강하고 아름다워요. 저는 당신에게서 언제나 배우고 싶은 강인함을 봐요. 상실을 딛고 일어서 나아가는 것, 우리 인간이 지닌 최고의 능력 말이에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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