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자신을 알지 못하는 영혼의 그 첫 시선은 하늘 속의 여명 같은 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빛나는 미지의 것의 눈뜸이다. 열렬히 사랑할 만한 암흑을 갑자기 어렴풋이 비추고 현재의 모든 순진함과 장래의 모든 정열로 이루어진 이 뜻밖의 빛의 위험한 매력은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으리라. 그것은 우연히 나타나서 기다리는 일종의 막연한 애정이다. 그것은 천진난만함이 부지불식간에 쳐 놓은 올가미요, 그러기를 바라지도 그렇게 할 줄도 모르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올가미다. 그것은 성숙한 여자처럼 바라보는 숫처녀다. - P232

인류, 그것은 동일성이다. 모든 인간들은 다 똑같은 점토다. 적어도 이승에서는 신이 미리 정해 놓은 운명에 아무런 차이도 없다. 전생에는 다 똑같은 어두움, 생시에는 다 똑같은 육신, 사후에는 다 똑같은 재. 그러나 인간의 반죽에 섞여 든 무지는 그것을 검게 한다. 이 불치의 검은 반점이 인간의 내부에 번져 거기서 ‘악‘이 된다. - P259

이 인간쓰레기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빛이다. 넘쳐흐르는 빛. 서광에 대항하는 박쥐는 한 마리도 없다. 밑바닥 사회를 비추어라.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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