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인간은 쾌활하다. 그는 날마다 먹지는 않고 마음이 내키면 저녁마다 연극을 보러 간다. 몸에는 서츠도 없고, 발에는 신도 없고, 머리 위에는 지붕도 없다. 그는 그런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나는 파리들 같다. 그는 일곱 살에서 열세 살까지고, 떼를 지어 살고, 거리를 쏘다니고, 한데서 자고, 발꿈치 아래까지 내려오는 아버지의 헌 바지를 입고, 귀밑까지 내려오는 남의 아버지의 헌 벙거지를 뒤집어쓰고, 가장자리가 노래진 멜빵을 한쪽만 메고, 뛰어다니고, 동정을 살피고, 구걸을 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거칠게 상말을 뇌까리고, 술집에 드나들고, 도둑놈들을 알고 있고, 계집애들과 친하게 사귀고, 곁말을 쓰고, 음란한 노래를 부르고, 그러면서도 가슴속에는 아무런 악의도 없다. 그것은 마음속에 한 알의 진주가, 즉 순진무구함이 있기 때문인데, 진주는 진창 속에서도 녹지 않는다. 사람이 어린아이인 동안 신은 그가 순진하기를 원한다. - P9

파리 문밖의 이 창백한 어린아이는 고통 속에서, 사회적 현실과 인간사 앞에서, 생각에 잠긴 목격자로서, 생활하고 발전하고, 맺어지고 풀린다. 그는 자기 자신이 무사태평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바라보고 웃으려 하나, 또한 다른 짓도 하려 한다. 그대가 누구이든 간에 그대가 ‘편견‘, ‘남용‘, ‘파렴치‘, ‘압제’, ‘부정’, ‘독재‘, ‘불법‘, ‘광신‘, ‘포학‘ 등의 이름이 붙은 자라면, 이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건달을 주의하라.
이 꼬마는 커질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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