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스의 눈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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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좋아하지만, 가끔 쓸데없이 잔인하고 쓸데없이 괴상한 인물들이 나온다 싶을 때가 있다.

아니, 쓸데없는 건 아니지. 그냥 지나치다 싶을 뿐. <오시리스의 눈>은 그에 비하면 잔잔할 수는 있지만 상냥하고 친절하다. 홈스처럼 나 잘났소 하지 않는 손다이크 박사는 권위 의식이 별로 없는 한편으로 상대를 여러 각도에서 존중할 줄 아는 남자다. 그래서 캐릭터로서의 특이한 개성은 모자랄지언정 마음은 편안하다. 

이 작품은 손다이크의 제자 입장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손만 잡고 설레어 하는 구식의(그러나 딥키스는 기본으로 시작되는 요즘의 선정적인(?) 연애와는 다른 의미로 두근거리는) 연애도 상당히 귀엽다. 으으. 손만 잡고도 이렇게 달달할 수 있나. 내가 너무 순수하지 못했나.

어쨌든 <오시리스의 눈>은 구식이라서, 그 클래식함에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사건이 있고, 상냥한 탐정이 있고, 풀이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사건이 이어져 나가고, 현대에는 이게 뭐야 싶을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이 발표된 시기를 생각하면 꽤나 기발한 트릭도 숨겨져 있다.

챈들러가 사랑에 빠진 게 어떤 부분인지 이해가 가는 꼼꼼한 이야기 구성도 그렇고...

작가도 꽤나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타인에게 아낌없는 배려를 베풀 줄 아는 신사의 느낌이 물씬 나는 미스터리. 영국 신사 미스터리라는 게 있다면 붙여 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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