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심리학 - 라이프 스타일 속에 숨겨진 경제행동의 심리
폴 웨블리 외 지음, 김정주 옮김 / 다산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을 ‘경제적 동물’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 또는 태어나기 전부터 죽은 후에까지 경제 행위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경제’라고 하면 거시적이건 미시적이건 간에 화폐, 시장, 가격, 생산과 소비, 경제적 발전 등이 주제가 되어 기술되어 왔다. 여기에서 경제 행위의 주체인 인간에 대한 연구는 막상 배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경제학에서 인간은 모두 동일한 정도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를 전제로 하여 그려왔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각기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경제 행위가 그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또한 동일한 인간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심리적 상태가 달라지고, 그 달라진 심리적 상태에 따라 경제 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경제학에서도 이러한 인간의 심리적 특질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고전물리학에서 시간과 공간을 균질의 배경으로 설정하고 사물의 운동법칙을 기술했다면, 현대물리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농도가 결코 균일하지 않다는 것을 대입시킨 것에 비견할 수 있겠다. 경제학에서 심리학을 도입하여 기술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에 각 학문 간에 ‘통섭’을 시도하고 있는 시류와 같이 흘러간다고 파악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각 시기에 따라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제적 문제를 각 시기 별 비경제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을 대입하여 기술하고 있다. 비경제적 요소라면, 인종, 사회적 계층, 성별, 부모의 직업,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 등 매우 다양하다.

모든 사람은 일생을 통하여 동일한 경제적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수입과 지출이다. 하지만 일생의 각 시절에 따라 수입과 지출의 항목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는 주로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용돈을 타는 것이 주 수입이고, 간혹 단순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입을 충당하기도 한다. 지출의 항목도 역시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청소년기를 지나 사회인이 되면 스스로 노동을 통하여 수입을 얻는 것이 대부분이고, 지출도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해진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동일성과 다양성을 각 시기 별, 각 개인의 비경제적 요소에 따른 특이성을 가지고 서술하고 있다.




역자의 말에 의하면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거의 700종에 가까운 참고서적은 이 책이 저자들(4명)의 독단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학계에서 공인된 논문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저자들의 성실함이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다른 참고 서적에서 인용하기 때문에 때때로 나타나는 문단 사이에 문맥 흐름의 단절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비교해서 읽는다면 유익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138페이지 ‘가족의 돈 관리’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섯 가지의 유형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은 어디에 속하나 하고 아내와 같이 읽고 얘기하면서 웃었던 것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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