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한민족 : 문화의 시원 -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좋은 삶을 위하여
박해조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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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독특한 책이다. 소설도 아니고, 우화도 아니며, 역사도 아니고, 설화도 아니고, 인류학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하고, 철학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맞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 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장르 구분의 기준을 전혀 적용할 수 없는 책이다.

이 의아함은 책날개에 적혀 있는 저자의 독특한 약력을 보면 조금 풀린다. 20여 년간 오대산에 살면서 생명체와 언어, 문화에 관하여 연구해 왔다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것을 보고 학문이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 동안 자신이 깨닫고 이해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쉽사리 알아듣지 못할 것이므로 여전히 자신은 외롭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처음 펼쳐 읽기 시작했을 때 참으로 낯설고 다가갈 수 없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처음의 의심과 낯설음은 차츰 ‘아,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구나!’하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이 책의 주제는 ‘사람’이다. 사람이 생겨나고 태어나 자라서 죽음이 이르는 과정을 ‘빛 3·1’이라는 저자의 독특한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본래 사람의 영혼은 빛으로 되어 있다. 그 빛은 빨강, 파랑, 초록이라는 삼원색과 매우 극미량의 하얀색으로 되어 있다. 그 빛, 즉 혼이 파동운동을 하다 포화상태에 이르면 여자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 물질적인 생명체로 변화한다. 세포분열을 통하여 육체를 갖게 되어 10달 후에는 세상에 나오게 된다.

사람은 태어난 후에도 혼을 갖고 있다. 즉 내면에 빨강, 파랑, 초록이 합해진 빛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각 색깔에는 각각의 성질을 갖고 있는데, 빨강은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며, 파랑은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이며, 초록은 현실적이다. 사람들은 이 색깔의 편차에 의해 성격이 달라진다. 하지만 그 편차라는 것은 60억분의 2 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사람이지 동물이 아닌 것이다. 만약 그 편차를 벗어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있는 존재인 것이다.

때문에 세 색깔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 문화도 그 균형을 잃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그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빛 3·1’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탄생에서 백일, 돌, 성년식, 결혼식, 환갑, 장례식과 제사까지 일생을 ‘빛 3·1’ 법칙에 따라 설명하고 있다. 또 사회의 구성까지도 그 법칙을 적용하고 있다. 그 발상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이 책 내용이 생명과 이 우주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가부를 판단하고 평가할 수는 없다. 서양 철학과 문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플라톤의 이데아론 역시 하나의 상상이 아닌가? 플라톤 철학이 틀리지 않고 가치가 있다면 저자의 상상 역시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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