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추억
사이 몽고메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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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는 저자가 길렀던 돼지의 이름이다. 유명한 동물학자이며 칼럼이스트인 저자 사이 몽고메리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보다는 동물과 더 잘 교감하고 어울렸던 조금은 특이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크리스)는 무녀리로 태어났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돼지는 젖꼭지가 12개가 있고, 이 중 10개에서 젖이 분비되는데, 새끼가 10마리 이상 태어났을 때 젖꼭지를 차지하지 못하는 약한 새끼를 무녀리라고 한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무녀리는 다른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로부터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몽고메리는 이웃에게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한 무녀리 한 마리를 얻어와 유명한 지휘자의 이름을 빌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라고 이름 짓고 정성을 다해 보살펴주었다. 우려했던 거와 다르게 크리스는 무럭무럭 잘 자라게 되고, 동네의 일약 스타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신문이나 텔레비전에도 출현하게 된다.




보통 육식용으로 쓰이는 돼지는 6개월 정도 산다고 한다. 대략 체중이 100kg 정도 이르면 도축되기 때문이다. 과연 돼지의 정상적 수명은 어느 정도일까 하고 저자도 궁금해 한다. 크리스는 300kg 이상의 몸무게를 자랑하고, 14년을 살다가 자연사했다.

크리스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크리스를 사랑했다. 크리스를 보기 위해 찾아오고, 크리스를 만지고 쓰다듬고, 크리스를 위해서 음식찌꺼기를 모아서 갖다 주었다.




“크리스의 매력은 알아보기 쉬웠다. 어렸을 때는 귀여웠고, 성장한 다음에는 커다란 체구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크리스에게 음식찌꺼기는 사람들에게 절약 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크리스를 만난 일은 어린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사람들은 크리스가 행복하기 때문에 녀석을 사랑했다. 크리스가 무척 돼지답기 때문에 좋아한 것이다. 사람들은 크리스가 대단히 인간적이기 때문에 녀석을 사랑했다. 크리스의 관대함과 유머 감각을 좋아했다.”(p.288)




요즘에는 베트남 원산의 꽃돼지라고 해서 애완용으로 기르는 돼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돼지라고 하면 애완동물보다는 가축에 훨씬 가깝다. 내가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당시 시골에는 거의 집집마다 마당 한켠에 돼지우리가 있어서 음식찌꺼기를 모아서 먹였었다. 아이들은 들이나 강에서 개구리나 물고기를 잡아 돼지우리에 던져주면 돼지가 게걸스럽게 우적우적 먹어댔다. 그러다가 애경사가 있으면 그 돼지를 잡아서 음식재료로 썼다.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돼지는 더럽고 미련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실제로 돼지는 개보다 훨씬 더 후각이 발달해 있고, 기억력이 좋으며, 깨끗한 동물이라고 한다. 크리스는 한 번 본 사람은 수년이 지나도 기억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돼지에 대해 생각했던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 돼지를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책의 앞뒤 속표지에 있는 크리스의 유머스러운 사진들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저녁 식탁에 오른 돼지고기 반찬에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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